[아시아경제 김재범 기자]고 김근태 국회의원의 자전적 수기 ‘남영동’을 바탕으로 한 정지영 감독의 문제작 ‘남영동1985’가 국회에 진출했다. 14일 오후 6시 30분 국회의사당 헌정기념관에서 국회의원을 상대로 시사회를 가졌다. 이번 시사회로 인해 인권 문제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실질적인 움직임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제작사 측은 전했다.
이날 시사회는 46명의 현역의원으로 구성된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의원 모임’과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이 주최로 열렸다. 민평련은 고 김 의원이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해 창립한 국민연대로, 이날 고 김 의원의 부인인 인재근 의원을 비롯해 민평련 소속 정치인들이 시사회장 찾아 의미를 더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는 “고 김 의원은 바르고 곧은 사람이었다. 그가 당한 모진 고문을 오늘 볼 생각을 하니 정말 착잡하다. 이 땅에 민주주의가 바로 서기를 기대한다”며 행사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이 행사를 있게 한 장본인 인재근 의원 역시 어떤 ‘남영동1985’ 행사 보다 더욱 뜻 깊게 여기며 “남편이 있던 이곳에서 ‘남영동1985’를 상영하게 돼 영광이다”며 남편을 그리워했다.
정세균 의원은 “정치, 공권력이 좋은 방향으로만 쓰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참담한 결과를 낳고 과거로 후퇴하게 된다는 교훈을 주는 영화였다. 과거 세대들이 이 영화를 통해 많이 성찰을 해야 하고 후세대도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고 밝혔다.
판사 출신 의원인 서기호 의원은 “만약 나라면, 내가 그 자리에서 과연 견뎌냈을까? 특히 고문에 의한 허위자백을 통한 유죄판결을 내린 것에 판사 출신으로서 대신 사과 하고 싶다. 많은 분들이 이제야 명예회복을 하고 있지만, ‘남영동1985’와 같은 사건들이 요즘엔 하나의 뉴스거리로만 회자되는 것 같아서 아쉽다. 이것은 뉴스가 아닌 생생한 현실로, 내 자신의 일로 다가올 수 있는 계기를 ‘남영동1985’가 마련해 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남영동1985’는 대선후보들의 극찬, 정치인들을 비롯해 오피니언 리더들과 스타들의 강력 추천이 이어지며 전 국민적 관심작으로 급부상 중이다. ‘올 연말 놓치지 말아야 할 영화’로 관객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영화 ‘남영동1985’는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벌어진 22일간의 기록을 담았다. 배우 박원상이 고 김 의원을 모델로 한 김종태로 출연하며, 이경영은 고문기술자 이근안 경감을 모델로 한 이두한으로 출연한다. 개봉은 오는 22일.
김재범 기자 cine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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