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공립 초ㆍ중ㆍ고교의 급식 조리원들이 수학능력시험 다음 날인 9일 총파업에 나선다. 단 하루의 파업이지만 학부모들은 이날 학교에 아이들을 보낼 때 도시락을 챙겨줘야 하게 됐다. 학생들의 '밥상'을 책임지고 있는 학교 급식조리원들이 이처럼 파업에 나서게 된 것은 열악한 근무여건에서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급식을 해 주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루에 평균 8시간씩 거의 서서 일해야 하는 고된 노동이지만 평균 월급은 100만원선. 그것도 노조의 협상을 통해 올해 9월부터 약간 인상된 것이다. 급식실에서 일하는 조리원에게도 급식비를 받는 학교도 있어 식당에서 일하면서도 자신은 도시락을 싸와야 하는 경우도 있다. 대개 밥 먹을 시간이 따로 없어 5분 만에 선 채로 식사를 끝내야 하기도 하고 남는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도 있다.
이같이 열악한 근무조건을 개선해달라며 급식조리원 등 전국 공립 초ㆍ중ㆍ고교의 비정규직 직원들이 수능 다음 날인 9일 총파업에 나서는 것이다. 이선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공동집행위원장은 "파업 찬반투표 결과, 재적인원의 70.3%가 투표에 참여해 92.2%의 찬성으로 파업이 가결됐다"고 7일 밝혔다. 민주노총 산하 3개 비정규직 노조의 연합체인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총파업 실행을 두고 지난달 23일부터 6일까지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연대회의는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및 시도교육감과 단체교섭을 벌이거나 협상을 요구해왔으며, 지난달 23일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단체교섭을 거부한다며 이 장관을 상대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합법 파업인 만큼 법과 원칙에 따라 정당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대체인력을 투입하거나 도급계약을 통해 도시락을 일괄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부당노동행위이기 때문에 각 가정에 도시락을 싸오도록 안내하는 공문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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