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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페이스]정치권에 직격탄…목소리 커진 新채권왕

최종수정 2012.11.06 11:00 기사입력 2012.11.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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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엘에리언 핌코 CEO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지난 7월 말 유로존은 거의 붕괴 직전이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최고경영자(CEOㆍ54ㆍ사진)가 최근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주최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던진 말이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7%를 웃돌고 투자 자금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험국에서 독일ㆍ미국ㆍ스위스 등 안전한 나라로 옮겨가면서 유로존 전체가 취약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핌코는 올해 여름 부채위기에 시달리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를 계속 사들였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부실국 국채를 직접 매입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엘에리언은 "ECB가 이탈리아ㆍ스페인 국채에 계속 투자하도록 확신을 줬지만 ECB의 결정보다 더 확실한 판단 근거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핌코가 부실국가에 대해 계속 투자하기로 결정한 배경은 유럽 주요 정치인들이 유로존 방어 의지를 피력했기 때문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럽 정계 요인들은 드라기 총재의 계획에 힘을 실어줬다.

엘에리언이 정치인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그는 최근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것이라는 공약과 관련해 맹비난했다. 엘에리언은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면 세계 금융시장에 혼란과 충격이 올 수 있다"며 "중국이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것은 좋지만 대선 후보 경쟁이 '중국 때리기 경쟁'으로 비화하면 곤란하다"고 꼬집었다.

엘에리언은 '채권왕'으로 불리는 핌코 창업자 빌 그로스를 능가하는 인물로 평가 받는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엘에리언이 채권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로 부상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세계 유수의 언론에 하루가 멀다 하고 얼굴을 내밀며 글로벌 경제에 대해 진단한다. 지난달 초대형 허리케인 '샌디'가 미 금융 중심가인 뉴욕을 강타했을 당시 엘에리언은 "허리케인으로 경제적 타격이 크지만 복구경제가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내총생산(GDP)이 샌디의 영향으로 감소하는 일은 없으리라 전망한 것이다.

엘에리언은 그로스에 이어 핌코를 이끌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특히 글로벌 불황에도 지난 5년 간 핌코의 연 평균 수익률을 9.5%로 유지하며 투자 실력도 인정 받았다. 이처럼 높은 실적 덕에 지난해 그가 받은 연봉은 '월스트리트의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보다 5배 많은 1억달러(약 1091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카이로 태생인 엘에리언은 1967년 아랍ㆍ이스라엘 전쟁 직후 아버지가 유엔에 취직하면서 이집트를 떠났다. 그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을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정착했다. 그는 이집트ㆍ프랑스ㆍ미국 등 3중 국적자다. 미 워싱턴에 본부가 있는 국제통화기금(IMF)에서 15년 동안 일한 뒤 시티그룹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핌코에 입사한 것은 1999년이다. 핌코의 투자전략 그룹 임원으로 일하다 하버드 대학 기부금을 관리하는 '하버드투자자문' 대표를 지내며 하버드 대학 재산을 세계 최고로 만들어 놓았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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