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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국채 덥석 물었던 투자자들, 지금 멘붕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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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후 되레 채권금리 올라 가치 떨어져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단기 차익을 노리고 30년 만기 국채에 '묻지마 투자'한 일반 투자자들이 '멘붕(멘탈 붕괴)'에 빠졌다. 채권 값이 약세로 돌아서며 제자리에 앉아서 손해를 보게 생겼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신중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협회와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달과 이달 발행된 국채 30년물 8000억원 중 개인과 중소법인 등 일반 투자자 비중은 48.7%로 순매수 기준 3897억원에 달한다. 20년물 등 다른 국채의 일반 투자자 비중은 보통 6~7% 수준으로 10%를 넘어가는 경우가 드물다.
만기 보유를 염두에 두고 장기 투자의 일환으로 국채 매입을 선택하는 기관과 달리, 30년물 일반 투자자는 단기 차익을 노리고 투자한 경우가 대다수다. 개인이나 중소법인 입장에서 30년을 내다보고 투자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연일 역사적 저점을 경신하는 채권 금리(금리 하락은 채권 값 상승을 의미)와 "2년 뒤 되팔면 연 8% 수익"이라고 마케팅한 증권사들이 일반 투자자를 부추겼다.

문제는 지난 11일 기준금리 인하를 기점으로 채권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12일까지 30년물은 이틀 연속 1bp(1bp=0.01%포인트)씩 올라 2.95%로 마감했다. 통상 기준금리 인하가 채권 금리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과 다른 모습이다. 증권가는 기준금리 인하 등 호재가 사라진 만큼 당분간 채권 강세가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믿었던 채권 금리에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이달 30년물 국채에 투자했다는 한 개인은 “기준금리가 내렸는데도 채권 금리가 오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토로했다.

개인과 중소법인은 어찌해야 할지를 두고 갈팡질팡이다. 조금이라도 단기차익을 거두려면 지금이 매도 시기지만 국채 매도가 주식거래처럼 간단하지 않다는 게 문제다.
전문가들은 “애초에 예상됐던 버블”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30년물이 지나치게 고평가되며 기관은 외면하는데도 개인이 너도 나도 몰려든 모습부터가 비정상적이었다는 것이다. 현재 기금·보험 등 기관이 보유한 30년물 물량은 800억원으로 10%에 머문다. 다른 국채 보유량이 40~50%에 달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관은 현재 금리에 들어올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신동준 동부증권 투자전략본부장은 “마치 홈쇼핑에서 물건 구매하듯이 조급함에 쫓겨 30년물 투자에 나서는 게 문제”라며 “30년물은 매달 입찰되는 만큼 충분히 시간을 두고 본인의 투자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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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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