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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L 코리아 >, 너희가 김정난을 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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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L 코리아 > tvN 토 밤 11시
세계적인 성악가를 어렵게 모신 클래식 방송에서 격조 높은 대화 대신 ‘연예인과 사귀어봤느냐’는 질문만이 가득하다. 김정난이 호스트로 선 < SNL 코리아 >의 마지막 코너 ‘클래식 오딧세이’는 아티스트의 작업물이나 예술관이 아니라 자극적인 가십에만 집착하는 쇼 비즈니스계를 비꼬며 근사한 블랙 코미디를 연출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쇼가 김정난을 대한 방식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날 김정난이 소화한 코너는 7개였고 그 중 그가 독신임을 소재로 삼은 코너가 셋, 아이돌 팬이라는 것을 소재 삼은 코너 하나, <신사의 품격>에서 ‘기가 센 중년 여성 권력자’라는 요소를 뽑아 재탕한 코너가 하나다. 사실상 신동엽이 주연이었던 ‘미드나잇 요가’를 제하면, 프로그램은 김정난을 ‘불혹, 미혼, 아이돌 좋아하는 <신사의 품격> 출연자’라는 점을 빼면 쓸만한 농담거리가 없는 사람으로 그린 셈이다.

호스트를 소재로 센 농담을 던지는 것은 < SNL 코리아 >의 특기이다. 그러나 특정 주제에만 무례할 정도로 집착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왕을 능멸하는 나이’(‘후궁’)가 되도록 결혼을 하지 않은 것은 눈이 너무 높아서였다는 식의 농담(오프닝 모놀로그)이나, 미/비혼 중년여성을 영계에 집착하는 인물로 묘사하는(‘쿠거 하우스’) 코너가 전진배치 된 구성은 시청자로 하여금 제작진이 김정난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상과 정보수준의 빈약함을 짐작하게 한다. 아이돌에 대한 김정난의 애착이 콩트 속에서 ‘아들 같은 애한테 뭐 하는 거냐’, ‘저런 아줌마들 남편은 뭐하나 몰라’(‘막돼먹은 사생팬 누나’)라는 폭력적인 비아냥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장면은 가히 비열한 수준이다. 제작진도 애초부터 이런 비열함을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큰 고민도 노력도 없이 특정 이슈만을 이용해 만든 농담을 관성적으로 던지다 보면 원치 않아도 비열해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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