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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인코리아' 사라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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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 바람에 규제만...제조업 脫 한국 심각
스마트폰, TV, 노트북, 프린터 등 줄줄이 해외서 생산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한국 첨단 제조업이 사상 최대 이익을 연일 경신하며 주목 받고 있는 가운데 정작 메이드 인 코리아는 사라지고 있다. 대부분의 첨단 주력 제품들이 해외에서 생산되면서 신규 투자도 해외에 집중되고 있어 산업 공동화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TV, 노트북, 프린터 등 대다수 제품들이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자동차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 생산 비중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신규 투자는 해외에서 주로 진행된다.
지난 1980년대 미국과 일본의 제조업체들이 일제히 해외로 빠져나간 뒤 수십 년 동안 만성적인 재정적자와 무역적자를 기록한 길을 우리나라 제조업도 걷고 있는 것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해외 투자 비중을 늘리면서 중소 협력사들도 국내 사업을 축소하거나 아예 접고 해외로 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몇 년 뒤면 메이드인 코리아 제품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 대다수는 해외에서 생산된다. 스마트폰은 10%, TV는 1% 정도만 국내에서 생산된다. 노트북, 프린터는 전량 중국에서 생산되고 반도체, 디스플레이 역시 내년부터 해외 생산이 본격화된다.
LG전자 역시 주요 제품의 국내 생산량은 크게 변동이 없거나 줄어든 반면 해외 생산은 증가하는 추세다. LG전자는 지난해 총 2900만대의 평판TV 중 200만대만 구미에서 생산했다. 10%가 채 안된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휴대폰 역시 인도, 브라질 비중이 높아지면서 국내 생산 비중이 30% 이하로 떨어지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해외공장 생산량도 국내의 2배에 육박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를 합하면 9월 해외 생산분은 32만3233대로 국내생산 수출분 16만6373대 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미국 등지에서의 현대ㆍ기아차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현대ㆍ기아차의 투자는 당분간 해외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첨단 제조업체들의 이같은 탈한국 전략은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면서 현지화 전략을 구사한 데 따른 영향이 가장 크다.

문제는 국내 판매제품마저도 외국에서 생산해 수입할 정도로 해외생산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과거 제조업체들이 인건비, 물류비 등을 줄이기 위해 해외에 진출했다면 최근 수년간은 정부의 각종 규제를 피해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제조업이 떠나가는 이유는 현지화 전략이 큰 이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정부 탓이 크다"면서 "다른 나라는 제조업 장려를 위해 각종 노력을 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 정부는 경제민주화 등 반기업 정서만 강조하며 투자 여건을 자꾸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수년간 미국은 법인세 인하에 나서고 중국은 임금 상승을 정책적으로 억제하며 제조업 유치에 힘쓰고 있다. 제조업은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어 경기 부양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100명 정도가 근무하는 제조업체 100여개가 국내로 돌아오면 1만개의 일자리가 생기고 1000여개가 돌아온다면 10만개의 일자리가 생긴다"면서 "경제민주화도 좋지만 이미 해외로 떠난 기업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고용불안, 내수 경기 침체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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