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후보는 이날 오전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의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도 전부 복지 국가를 정책공약으로 내걸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후보는 "OECD 국가의 평균 수준에 비해서 우리나라의 복지 예산 비중이 크게 낮다"며 "금년 예산 편성은 대단히 소극적으로, 앞으로 국회 심의 과정에서 이를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또 문 후보는 정부의 '0-2세 무상 보육' 전면 폐지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그는 "특히 0-2세 무상 보육을 정부가 약속한 지 안 되서 1년 만에 중단했다"며 "정부가 처음부터 예산 추계를 잘못해 파탄이 생겼고, 정부의 무능이 드러나 국가 정책의 신뢰를 무너뜨렸다"며 비판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정부가 사전에 다 예측하고 판단해 예산 추가를 해야 하지 않냐"며 "그 점을 제대로 못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소득 하위 70% 가정을 대상으로 0-2세 무상 보육을 지원하기로 정책을 바꾼 것과 관련해 그는 "30대 맞벌이 부부의 경우 3인 가구 65%, 4인가구의 경우 50%가 이 기준에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그렇게 많은 수의 아동이 제외된다면 무상보육에 역행하는 게 아니냐"며 "선별적 복지가 아니라 이는 배제적 복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박 장관은 "소득 상위 30% 가정이 무상 보육에서 제외되는 게 아니라 부분 지원되는 것"이라며 "월 10~20만원에서 자부담이 생기는 것"이라고 답했다.
10분간의 질의가 끝난 뒤 문 후보는 서둘러 국감장을 빠져나갔다. 첫 국정감사 데뷔전의 소감을 묻자 그는 "시간이 너무 짧아서 질의할 시간이 없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이날 문 후보는 국정감사장에 들어가기전에 기재부 공무원들과 일일히 인사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대선 후보가 직접 국정감사 전에 악수를 건내는 것도 이례적인데다가 공무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40대 남성 사무관들 두 명은 문 후보에게 '노무현을 위한 레퀴엠' . '사람이 먼저다' 책을 꺼내 사인을 받기도 했다. 여성 공무원들은 문 후보에게 "실물이 잘생겼다"며 같이 사진찍자고 요청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