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젬 자키 주한 이집트 대사

하젬 자키 주한 이집트 대사는 "이집트는 지리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으며, 수에즈 운하는 막대한 양의 전 세계 무역 물류가 통과하는 핵심 요충지다. 한국 기업들이 이집트를 중동, 아프리카, 지중해 지역의 생산 및 사업 허브로 활용하기를 강력히 권장한다"고 밝혔다.


하젬 자키 대사는 지난달 30일 주한 이집트 대사관에서 진행된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양국 수교 30주년을 맞이해 달성한 성과와 향후 비전을 이같이 전했다. 한국과 이집트는 각각 동북아시아와 중동·아프리카의 전략적 요충지에 위치해 강대국의 이해관계가 교차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젬 자키 대사는 이러한 지정학적 이점을 단순한 국방 안보를 넘어, 인재 육성과 평화 증진을 위한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젬 자키 대사는 특히 양국 간 경제 협력의 모델이 단순 무역을 넘어 '현지생산'과 '공동 투자'로 진화하고 있음을 주목했다. 그는 "이집트는 풍부한 노동력과 유리한 세제 혜택 그리고 유럽·아프리카·중동 국가들 및 지역적·국제적 파트너들과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이라는 강력한 인센티브를 보유하고 있다"며 "한국의 기술력과 이집트의 경쟁력 있는 인센티브가 결합한다면 양국 모두에게 윈-윈(win-win)이 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젬 자키 대사는 이미 현장에서 가시적인 성공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카이로와 베니수에프 사이에 위치한 공장의 새로운 증설을 기대하고 있으며, 현재 대규모 공장을 운영 중이다. LG전자 또한 성공적인 투자 사례로 꼽힌다. 하젬 자키 대사는 "이러한 성공 사례를 가전과 전자 제품을 넘어 인공지능(AI), 전기차, 배터리, 철도 인프라 등 첨단 산업 전반으로 확장하는 것이 우리의 핵심 메시지"라고 했다. 다음은 주한 이집트 대사와의 일문일답.

하잼 자키 주한이집트대사가 지난달 26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하잼 자키 주한이집트대사가 지난달 26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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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정상급 교류가 활발했다. 주요 성과는.


▲ 우선 한국 대통령의 이집트 방문은 매우 뜻깊었다. 방문 기간 중 양국은 관계 발전을 조율할 대통령 직속 실무그룹(working group) 구성에 합의하기로 했다. 이 메커니즘을 통해 구체적인 협력 프로젝트를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매우 중요한 진전이다. 또한 양국은 '포괄적 경제 파트너십 협정(CEPA)' 체결을 위한 공식 협상 개시를 결정했다. 현재 압둘팟타흐 시시 대통령의 방한과 이집트 외교장관의 한·이집트 외교장관 회의를 고대하고 있다.


-이집트 정부가 가장 관심을 두고 지켜보는 협력 사업은.


▲ 한국 기업들이 이집트를 중동·아프리카·지중해의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기를 희망한다. 이미 삼성과 LG는 매우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었으며 우리는 이들의 사업 범위 확장을 원한다. 특히 이집트 정부는 철도 인프라 개발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데 현대로템과 이집트 국가투자청(NIC) 등이 협력해 철도 차량을 공동 생산하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전기차, 배터리, 가전, AI 등 산업 전반에서 한국의 참여를 기대한다.


-포괄적 경제 파트너십 협정(CEPA)은 기존 무역과 무엇이 다른가.


▲ 단순한 자유무역협정(FTA)보다 훨씬 포괄적이다. 한국은 산업 분야에서 큰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 이를 균형 있게 만들기 위해 공동 투자와 현지 공장 설립을 강조하고 있다. 이집트에서 한국 공장이 제품을 생산해 유럽과 아프리카로 수출하는 모델은 양국 모두에게 유익한 구조다.


-민간 및 공공 부문에서의 구체적인 협력 형태는 어떠한가.


▲ 이집트 기업인 협회와 한국 측의 대한상공회의소(KCC) 등이 참여하는 비즈니스 협의회가 활발히 가동 중이다. 협력 형태도 다양하다. 삼성과 LG처럼 한국 기업이 직접 투자하는 방식도 있고, 현대자동차처럼 이집트의 가부르(Ghabbour) 그룹과 손잡고 현지에서 차량을 조립 생산하는 합작 방식도 있다.


-방위산업 분야에서의 협력도 눈에 띈다.


▲ 한국의 방위산업 기술은 매우 우수하다. 2022년 K9 자주포 수출 계약은 단순 수출을 넘어 공동 생산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이 성공적으로 개발한 KF-21 전투기와 일부 공동 생산 제품들은 이집트군이 사용함은 물론, 제3국으로 수출될 수 있는 잠재력도 크다.


-인재 육성과 학술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구체적인 구상이 있다면.


▲ 한국 대학이 이집트에 설립되기를 희망한다. 이미 이집트에는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 대학이 진출해 있다. 과학 기술 분야에 강점이 있는 한국 대학이 들어온다면, 한국의 교육 시스템으로 공부한 이집트 인재들이 현지 한국 기업이나 중동·아프리카 시장에서 바로 활약할 수 있다. 이는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훌륭한 대안이 될 것이다.


-관광 활성화를 위한 직항편 운항 계획이 있나.


▲ 겨울철(1~2월)에 전세기가 운항하고 있지만, 항공사와 함께 정기 직항편 개설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오는 6월에 열리는 대규모 관광 박람회에 이집트 홍보관을 마련해 관광부 관계자들과 함께 이집트의 가치를 알릴 예정이다.


-한국 관광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명소는.


▲ 단연 '그랜드 이집트박물관'이다. 단일 문화권 박물관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이며, 고대 유물들의 방대한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박물관은 기자 피라미드와도 가까워 하루 만에 두 곳을 모두 즐길 수 있다. 또한 친환경 전기 버스 시스템을 도입한 피라미드가 위치한 기자 고원 방문과 수중 정원이라 불리는 홍해의 휴양지들도 추천한다.


-향후 30년, 양국 관계의 최종 목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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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한 외교 관계를 넘어 국민 간의 깊은 우정과 활발한 인적 교류를 만드는 것이다. 유학생 교류와 관광을 통해 서로를 더 잘 알아야 한다. 경제적으로는 잠재력을 완전히 실현하여 일자리를 창출하고 번영을 이루며 삶의 질을 높이는 '결실 있는 협력'을 지속하는 것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다.


하잼 자키 주한이집트대사가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하잼 자키 주한이집트대사가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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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하젬 자키 주한 이집트 대사는 누구?
이집트는 1995년 4월13일 한국과 외교 관계 수립 이후 자동차, 전자, 국방,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이어온 중동·아프리카의 전략적 요충지다. 한국은 이집트에 자동차, 부품, 가전제품, 철강판 등을 주로 수출하며, 최근에는 K9 자주포 수출과 현대로템의 철도 차량 공동 생산 등 방위산업 및 기간시설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집트의 수도는 카이로다. 종교는 이슬람교(수니파)가 약 90%로 절대다수를 차지하며, 기독교(콥트교) 등이 약 10%를 구성하고 있다. 유구한 문명사를 간직한 국가답게 피라미드, 룩소르, 아스완 등 세계적인 유적지를 보유하고 있어 한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현재 인천국제공항과 카이로 간 정기 직항 노선 개설을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며, 동절기에는 여행사를 통한 전세기가 간헐적으로 운항되고 있다. 시차는 한국보다 7시간 느리다.

주이집트 대한민국 대사관과 현지 자료 등에 따르면, 이집트 인구는 2024년 기준 약 1억1400만명을 상회하며 아랍 국가 중 최대를 자랑한다. 공용어는 아랍어, 비즈니스와 관광 분야에서는 영어도 널리 통용된다. 이집트의 면적은 약 100만㎢로 한반도의 약 5배에 달하며 국토의 대부분이 사막이나 나일강 유역을 중심으로 비옥한 경작지와 거주지가 형성돼 있다. 수에즈 운하는 지중해와 홍해를 연결하며 세계 해상 무역량의 핵심적인 부분을 담당한다.

하젬 자키 주한 이집트 대사는 2001년 외무부에 입부한 이래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를 두루 거친 정통 외교관이다. 그는 카이로 대학교에서 정치학 및 경제학 학사를 마쳤으며 몰타 대학교 산하 지중해 외교 아카데미에서 외교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하젬 자키 대사는 주아일랜드 대사관, 주루마니아 대사관을 거쳐 주에콰도르대사관 공관차석, 주오스트리아 대사관 공관차석 및 빈 주재 국제기구 이집트 부대표 등 요직을 역임했다. 본부에서는 서유럽 및 EU 담당관, 아랍연맹 사무국 파견 등을 거쳤고 2017년에는 기획부 국제협력국장 및 그랜드 이집트박물관(GEM)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며 국가적인 문화 프로젝트에 깊이 관여했다.

특히 그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이집트 외교부 지역경제기구국 부차관보 및 브릭스(BRICS) 수스 셰르파(Sous Sherpa)를 역임하며 글로벌 경제 협력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했다. 아울러 반부패국장 등을 거쳐 풍부한 국제 경제 및 행정 실무 경험을 쌓고 2025년 주한 이집트 대사로 부임했다.

이한나 기자 im21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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