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새누리당은 박 후보의 발언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수습 방안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당 관계자들은 만나는 사람마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그동안 박 후보는 어디에 있었을까. 박 후보는 이날 참석 예정이었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비공식 일정이 생겼다고 통보했을 뿐이다. 당이 갈팡질팡하는 동안 박 후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다른 질문을 받지 않겠다"더니 뒤늦게 당의 사과 입장을 부정했다.
박 후보의 인혁당 관련 입장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소통 문제를 드러냈다. 홍 대변인은 이에 대해 "박 후보측 핵심관계자에게 전문을 확인받았다"며 "그게 후보에게 전달이 안 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우선 당의 공식 입장을 전하는 대변인조차 박 후보와 제대로 의사소통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 확인됐다. 박 후보에게 당 지도부마저 접근할 수 없는 '인의 장막'이 형성돼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비박계 이재오 의원은 최근 논어 자로편(子路篇)의 구절을 인용해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라며 박 후보를 비판했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온다는 뜻이다. 박 후보가 한 번 쯤 생각해 볼 대목이다.
이민우 기자 mwl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