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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프'의 '쓸쓸한'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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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간의 파열음이 차라리 꿈이었으면…"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어두운 정장으로 가득한 정치권에서 긴 턱수염에 흰색 두루마기와 고무신을 고수하던 '강달프'의 모습을 더 이상 찾을 수 없게 됐다. 강기갑 통합진보당 대표가 10일 통합진보당 탈당을 선언하면서 '농민을 대변하겠다'던 그의 초심은 물론 '서민을 대표하겠다'던 진보정당의 꿈도 무너졌다.
통합진보당 대표직 사퇴와 탈당을 선언하는 그의 눈에는 슬픔이 가득했다. 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며 "그동안 당원동지들과 함께했던 행복한 지난날을 기억하며 이제 민주노동당으로부터 이어져 온 통합진보당의 당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떠날 때조차 모든 책임을 짊어졌다. 그는 '구당부득 반구제기(求黨不得 反求諸己)'라 했다. 명심보감의 문구를 인용해 '당을 구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으면 모든 문제를 자신에게서 찾는다'는 심정을 전했다.

강 대표는 짧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4개월간 통합진보당 내분의 중심에서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그는 "4·11 총선과, 4년보다 더 길고 괴로웠던 4개월간의 파열음은 차라리 꿈이었으면 하는 아픔으로 덮쳐온다"고 고백했다. 또 "5·12 중앙위 폭력사태를 겪으며 지난 8년 의정활동의 소신과 긍지가 송두리째 무너져 내렸다"며 "진보의 순결성이 진보의 발길에 짓밟혔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난 9년의 정치활동에 대해 두 가지 상반된 평가를 받는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인한 촛불집회에서 '스타 의원'으로 떠오르며 '강달프'라는 해결사 이미지가 구축됐다. 반면 2009년 1월 미디어법 처리 과정에서 과격한 행동으로 '공중부양'이라는 이미지도 더해졌다. 그의 빛과 그림자 모두 역사의 평가 대상이 됐다.

"고향의 품으로 돌아가겠다"며 쓸쓸히 퇴장하는 모습은 '진보정치를 바로 세워달라'는 마지막 간절한 호소이기도 했다. 강 대표의 탈당을 계기로 통합진보당 혁신파의 분당 움직임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참여당 출신 당원 3000여 명은 11일께 탈당할 예정이다. 앞서 '셀프제명'을 통해 탈당한 비례대표 의원에 이어 강동원·노회찬·심상정 의원도 새로운 진보정당 창당을 위해 탈당할 예정이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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