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관세청에 따르면 2010년 육아용품 수입액은 사상 최초 2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 돈으로 2267억원이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지난 4월에만 1043억원 어치의 육아용품이 수입됐다. 그만큼 해외제품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국내 제품은 규모가 파악되지 않을 만큼 매출이 저조하다.
해외수입 제품들이 이처럼 사랑받는 이유는 '수입=고급'이라는 이미지가 엄마들 사이에서 퍼져있기 때문이다.
산모의 높아지는 연령도 해외제품이 인기를 끄는데 한몫했다. 산모가 나이가 많으면 둘째 아이를 포기하고 한 아이만 지극 정성으로 키우는 '골드 키즈' 현상이 강화돼 비싼 제품에도 지갑 열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해외업체 제품들이 꾸준한 사랑 받는 동안 국내 제품의 성적표는 초라해져 왔다. 비교할 수치 조차도 파악되지 않는다. 이번 베이비페어에서 실제로 유모차를 판매한 곳은 국내업체 페도라 한 곳 밖에 없을 정도다. 페도라 관계자는 "키디의 3분의 1 정도는 팔았으니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턱없이 부족한 매출이긴 하지만 이 정도 수준에도 만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키디가 국내 엄마들이 많이 찾는 브랜드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볼 수 있지만 아직까지 해외업체들과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국내 육아용품 업계도 노력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아가방앤컴퍼니, 유한킴벌리, 매일홀딩스 등 국내 대형업체들은 앞다퉈 신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육아용품 관계자는 "고품질의 차별화 된 용품을 앞장서서 개발하고, 유통채널을 다각화하는 등 시장 정보에 민감한 엄마들의 수요에 대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해외제품과 차별화 된 고품질 브랜드 이미지 형성을 위해 애쓰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국내 육아용품이 불황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제대로 된 국내 육아용품 온라인 전문몰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최선준 퀸시 대표는 " "실제 국내에도 해외 브랜드에 비해 고품질이면서 저렴한 가격의 브랜드가 많지만 이에 대한 정보를 엄마들이 발품을 팔지 않으면 얻기가 어렵다"며 "국내 육아용품들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온라인몰에서 국내 브랜드를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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