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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호, 우즈벡전 명단이 준 3가지 호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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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호, 우즈벡전 명단이 준 3가지 호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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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9월 11일(한국 시간)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 원정경기에 나설 A 대표팀 명단이 공개됐다. 우즈벡전은 최강희 대표팀 감독의 말을 빌리자면 “최종예선 최고의 분수령”이 될 경기다. 때마침 올림픽도 끝나 모든 선수를 총망라해 대표팀을 꾸릴 수 있었다. 최 감독 부임 이후 최정예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23명의 A 대표팀 명단을 살펴보면 자연스레 몇 가지 호기심이 떠오른다.

▲ 이동국-박주영 공존은 가능할까
대표팀의 최대 화두이자 오랜 숙제다. 역사는 2005년 본프레레 감독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엔 4-3-3 포메이션에서 이동국이 원톱에, 박주영이 왼쪽 측면 날개로 뛰었다.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윙포워드 박주영’은 다소 부족함이 있던 게 사실이었다. 투톱으로 뛰어보기도 했지만 서로의 장점이 살아나기보단 어느 한 쪽이 위축되는 양상이 반복됐다. 이후 파트너보다는 경쟁 관계에 놓이는 경우가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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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쿠웨이트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당시 박주영의 경기 감각은 정상이 아니었다. 이를 고려해도 확실히 이동국-박주영 투톱은 여전히 갈피를 못 잡는 인상이 짙었다. 최 감독 또한 당시 둘의 활약에 대해 “90분을 함께 뛰었는데, 승리란 결과에 비해 내용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다”라고 털어놨었다.

그럼에도 둘 다 이번 대표팀에 나란히 선발됐다. 의문의 여지없이 현존 한국 축구 최고의 공격수들이기 때문이다. 최상의 조합만 만들어낸다면 대표팀 공격력은 폭발한다. 이에 최 감독은 우즈벡전을 앞둔 일주일가량 훈련을 통해 둘의 공존 해법을 찾겠다고 공언했지만, 쉽지 않아 보이는 건 사실이다.
일단 투톱 전술 자체에 대한 부담이 있다. 최 감독은 “우즈벡전에서 4-4-2와 4-2-3-1 중 어떤 포메이션을 택할지, 나아가 미드필드 운영 등을 어떻게 할지에 따라 선수 구성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현대 축구는 투톱보다 원톱을 세운 뒤, 2선 등 배후에서 빠져 들어가는 움직임을 많이 가져 간다"라며 "전술적 면에서 투톱은 상대 수비에 부담을 주는 등 공격적으로 얻을 게 많은 반면, 전체 수비 밸런스 등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우즈벡은 오딜 아흐메도프, 세르베르 제파로프 등 좋은 미드필더가 많다. 더군다나 홈 이점을 안고 공세적 자세를 취할 공산이 크다. 한국으로선 4-2-3-1로 중원을 두텁게 하는 편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이럴 경우 이동국을 원톱, 박주영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공존시키는 것이 유력하다. 측면의 이청용-이근호(혹은 김보경)와의 유기적 호흡까지 더해진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다. 대표팀 명단에서 박주영의 포지션이 공격수가 아닌 미드필드인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셈이다.

만약 공존을 포기한다면 둘을 선발과 교체로 번갈아 원톱으로 출전시킬 것으로 보인다. 혹은 이동국-김신욱 ‘트윈 타워’로 상대를 괴롭히고, 후반에 박주영을 교체 투입해 카운터 펀치를 날리는 전략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 반대의 선택 또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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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 미드필드 구성은 어떻게 되나

박주영 활용법의 연장선상이기도 한 대목이다. 박주영의 위치에 따라 미드필드 구상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가 투톱(4-4-2) 혹은 공격형 미드필더(4-2-3-1)로 선다면 당장 구자철의 위치 변경이 불가피하다. 일단 기성용은 어떤 포메이션 아래서도 확실히 중원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구자철이 기성용과 함께 중앙 미드필더로 설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구자철의 제 기량이 온전히 발휘되는 위치는 중앙보단 전방이란 점이다. 굳이 구자철의 선발 출장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지는 셈이다. 지난 6월 레바논전 당시에도 이동국-이근호 투톱이 가동되자 최 감독은 중앙 미드필드를 기성용-김정우로 꾸린 바 있다. 역으로 4-2-3-1 포메이션 아래 구자철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더 낫다는 판단이 선다면 박주영 혹은 이동국이 벤치로 갈 수 있다.

만약 구자철이 아니라면 누가 기성용의 파트너가 될까. 기존 김정우는 최근 컨디션 난조에 시달린 탓에 이번 명단에서 제외됐다. 올림픽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췄던 박종우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최 감독도 박종우에 대해 “터프하고 활동량이 많은 선수다. 이전 대표팀에선 없던 자원”이라며 전술적 활용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올림픽에선 수비적 역할에 더 치중했지만 공격 가담능력과 킥력도 갖춘 미드필더다. 따라서 4-2-3-1에선 기성용과 함께 더블 볼란테를 구축하고, 4-4-2를 채택할 경우엔 중앙에서 기성용과 번갈아가며 공수 역할을 분담할 수도 있다.

하대성, 이승기, 윤빛가람도 경쟁력이 있다. 기성용의 파트너로서 박종우와는 또 다른 각각의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하대성은 안정된 공수 조율능력과 볼 배급 능력을 두루 갖췄다. 만에 하나 기성용이 다칠 경우엔 그의 역할을 대신할 존재이기도 하다. 윤빛가람은 창의적 패스를 앞세워 대표팀 공격의 줄기를 다변화시킬 능력이 있다. 이승기는 미드필드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다재다능함과 영리한 플레이를 자랑한다. 측면-전방 동료들과 함께 좀 더 빈번한 스위칭 플레이를 펼칠 능력이 있다. 유리한 경기 흐름 속 공세를 몰아칠 때 효율적 ‘조커’ 역할을 맡길 수 있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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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대교체 본격 고삐 당기나

최종예선은 이제 막 시작됐지만, 월드컵 본선은 약 2년 가까이 남았다. 젊은 피를 수혈함으로써 선수층을 두텁게 하고, 나아가 경쟁을 통해 전력을 강화해야 한다. 박종우를 비롯해 런던올림픽 동메달의 주역들이 대거 대표팀에 합류한 것은 이와 일맥상통한다. 최 감독은 이들에 대해 “올림픽이 끝난 뒤 홍명보 감독과 대화하며 A 대표팀에서 활약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젊은 선수들이 대표팀에 좋은 활력을 불어넣어줬으면 좋겠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포지션별로도 구체적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최 감독은 지난 15일 잠비아전을 앞두고 “중앙 수비와 미드필드 자원은 풍부하다. 반면 수비 포지션에서 왼쪽 측면이 오른쪽보다 자원이 많지 않다”라고 털어놨던 바 있다. 올림픽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윤석영을 전격 발탁한 점은 ‘포스트 이영표’ 찾기의 일환인 격이다. 앞선 예선전에서 주전 왼쪽 풀백으로 뛰었던 박주호와의 경쟁이 예고된다.

고민이 덜하다곤 하나 다른 수비 포지션도 마찬가지다. 최근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온 고요한을 차두리 대신 선발한 것은 미래를 내다본 포석이다. 중앙 수비라인 백업으로 정인환, 황석호 등 젊은 선수를 보강한 점 역시 눈길을 끈다. 기존 이정수-곽태휘가 여전히 좋은 기량을 보이고 있지만 30대 초반의 나이를 생각하면 체력적 문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이 신예 수비수들과 좋은 호흡을 보인다면 대표팀의 뒷문은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최 감독의 이런 노림수가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지, 우즈벡전은 그 첫 평가 무대가 될 전망이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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