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영조의 무덤에는 조선시대 왕들의 시문을 모은 책인 '열성어제'가 함께 묻혀있다. 또 영조는 정순왕후와 함께 홍릉에 묻히길 원했지만 정조는 그 뜻을 따르지 않고 원릉에 묻었다"
조선의 21대 임금 영조의 삶과 치세들에 대한 내용이 시대별, 주제별로 정리돼 '영조대왕자료집'으로 나왔다. 영조는 수많은 관련 문헌이 남아 있고, 그 치적이 뛰어나지만 사도세자나 정조와의 관계나 51살이나 어린 16세 정순왕후를 계비로 맞아들인 점 등 다소 자극적인 부분만 집중 조명돼 왔다. 드라마에서조차 영조는 주인공이 된 적이 없었다. 따라서 이번 자료집은 영조의 삶과 당대 시대배경을 전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영조대왕자료집'은 총 7권으로 기획되었는데 이번에 발간된 것은 해제집 1권과 영인 자료집 3책이다. 총 11편의 해제가 수록됐고 총 18책의 전적(典籍)이 실려 있다.
여기에는 영조의 생애와 치세를 즉위 이전, 재위 연간, 승하 이후(상·하)로 나눠 해당 시기에 맞는 전적을 선별해 정리돼 있다. 특히 11편의 전문가 해제를 실어 영조의 정치와 역사, 문학, 미술, 의례, 교육 등 당시의 왕실문화를 다방면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1~4책에 실려 있는 총 18책의 전적은 영조의 생애와 치세를 보여주는 1차 사료들이다. 이를 사료를 통해 영조 태실(胎室)의 가봉(加封) 절차와 세부 내용, 영조와 정순왕후의 가례(嘉禮) 진행 과정, 임금이 농사를 장려하기 위해 시행하던 친경(親耕)과 왕비가 양잠(養蠶)을 장려하기 위해 친히 누에를 치고 고치를 거두던 친잠(親蠶)의 설행 양상, 현종·영조 등에게 존호를 추상·가상하던 의식, 국장(國葬), 고종 연간에 영조의 묘호를 ‘영종’에서 ‘영조’로 개상(改上)하게 된 배경과 세부 절차, 영조와 정순왕후의 능인 원릉의 조성과 규모, 관리와 개수의 전말 등을 상세하게 살필 수 있다.
영조는 역대 임금 중 가장 장수했고 재위기간도 52년에 이를 정도로 길었던 이다. 그는 숙종대왕과 숙빈최씨 사이에서 태어나 왕위에 오르기까지 출신 성분에 대한 콤플렉스와 그로 인한 정치적 압박과 공격을 견디며 결코 순탄치 않은 과정을 겪어야 했다. 즉위 후 무신란(戊申亂·이인좌의 난) 등 정치적 위기도 겪었다. 게다가 아들인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 죽이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비정한 아버지 또는 냉혹한 정치가로서의 모습을 후대에 남겼다.
그럼에도 그는 당쟁을 종식시키고자 탕평(蕩平) 등 정치개혁을 단행하고, 백성을 위한 사업을 벌이면서 영명한 왕으로서도 기록되고 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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