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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숍 직원의 '겉과 속'…파는 건 럭셔리, 대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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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숍 직원의 '겉과 속'…파는 건 럭셔리, 대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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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가게 직원의 겉과 속
-한달 월급으로 자기가 파는 화장품 한 병 못사는 그녀들
-고급스러운 직장…겉은 화려해보이지만
-하루 12시간씩 근무·저임금에 시달려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오주연 기자]'하루 종일 서 있는 다리 너무 아파, 울고 싶어도 우린 웃어야 하죠' '잘못한 게 없어도 언제나 죄송합니다 저희는 괜찮습니다' '퉁퉁 부은 다리 아픈 허리 웃느라 병든 마음 끌고 집으로' '잠든 가족들 보며 하루를 정리하는 우린' '일터에서도 가족에게도 투명 인간이죠' '이제 서비스 노동이 웃음이 진짜이고 싶어요' '가족과 함께하는 저녁을 주말에는 데이트를' '크게 소리쳐요 더 사람답게 사는 세상' '살기 위해 일하는 거죠 일하기 위해 사는 건 아니에요♩'
7080 투쟁가가 아니다. 바로 샤넬, 에스티로더 등 명품 매장 직원들이 영업시간단축을 부르짖으며 부르는 '영업연장반대송'이다.

호텔리어, 명품회사 직원 등 겉으로 화려해 보이는 직업군 종사자의 근무여건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럭셔리하고 고급스러운 외관의 장소에서 일하면서 직원까지 상위계층에 속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고된 근무 여건에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백화점 1층 수입화장품 매장에서 일하는 판매원들은 하루 12시간씩 꼬박 서서 일을 해도 한 달 100만원대의 월급을 받는다. 에스티로더의 최고가 화장품이 100만원, 라메르의 최고가 화장품은 300만원대라는 것과 비교할 때 이들은 자신이 팔고 있는 화장품 한 병 가격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고 있는 셈이다.
서비스 종사자인 만큼 어떠한 경우에도 미소를 짓고 있어야 되며 실내온도 규제로 백화점 내부 온도가 올라가도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검정색 카디건까지 곱게 덧입어야 한다. 하루 12시간 노동에 부어가는 다리를 주무를 시간조차도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 맥, 바비브라운 등 수입 화장품 브랜드를 보유한 엘카코리아 노동조합은 이달 초 본사인 강남메리츠타워 앞에서 임금협상에 대한 성실 교섭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엘카코리아 노동조합은 “수입원가의 24배가 넘는 고가에 화장품을 판매하면서도 노동자의 노동조건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샤넬노동조합 한 관계자는 “샤넬의 이직률이 높아지는 이유는 턱없이 높은 목표로 타깃의 개념도 상실하는 듯 싶다”며 “인센티브를 제대로 받아본 기억이 없다”고 주장했다.

화려하게만 보이는 호텔리어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20대 초중반의 여성에게 호텔리어는 화려한 전문직으로 인식되면서 국내 주요 결혼정보회사들이 나눈 의사·변호사 등 소위 '노블레스'층이 속한 그룹에 포함돼 있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과 달리 실제 업무환경은 열악하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호텔 업무는 크게 프론트데스크·식음료장 등 고객 접점에서 일하는 오퍼레이션의 경우 호텔을 24시간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3교대로 일한다. 남들처럼 출퇴근 시간이 고정된 게 아니기 때문에 야간근무와 주말근무를 하기가 일쑤다.

검정 유니폼에 구두를 신어야 하고 달랑거리는 귀걸이는 피해야 하는 등 정해진 틀에 맞춰야 하며 일하는 내내 서 있어야 한다. 때문에 하지정맥류 등의 질병에 노출되기 십상이다.

한 호텔 관계자는 “호텔에 오는 고객은 자신이 지불한 가격에 응당하는 서비스를 받고 싶어 한다”며 “다른 서비스업종보다 더 혹독한 기준을 내세우기 때문에 고객 하나하나 비위를 맞추기 여간 힘든 게 아니다”고 토로했다.

호텔 정직원이 되기도 쉽지 않다. 국내 특급호텔 중 롯데호텔·신라호텔 등 일부 호텔을 제외하고는 영업·판촉팀 직원은 전부 계약직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또 다른 호텔 관계자는 “객실·연회장을 관리하는 영업팀 직원은 1년 단위로 재계약을 하는 형식으로 고용되며 실적에 따라 연장될 수 있고 계약이 종료될 수도 있다”며 “실제 일해 보면 겉으로 보이는 환상은 깨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박소연 기자 muse@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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