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AFP통신은 투자자들이 ECB에 실망할 위험이 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드라기가 실제로 얼마나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시장관계자들은 드라기 총재가 내놓을 수 있는 대응책으로 우선 최근 4개월 동안 중단했던 유로존 국채 매입를 꼽고 있는데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지난주 국채 매입 재개를 반대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드라기 총재가 이번주 통화정책회의에 앞서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를 만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채 매입에 대한 어떤 합의가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ECB가 검토할 수 있는 또 다른 방안은 유럽안정기구(ESM)에 은행 면허를 부여하는 것이다. ESM이 은행 면허를 부여받게 되면 ECB로부터 자금을 빌릴 수 있게 돼 현재 5000억유로 한도인 ESM의 재원 규모가 크게 확충될 수 있다. 이는 유로존 방화벽 규모가 부족하다는 논란을 일순간에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독일은 ECB가 각국 정부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며 이는 EU 법이 금지하는 행위라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외 ECB가 시중 은행들에 자금을 빌려줄 때 담보 조건을 완화해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졌기 때문에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시장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일부 시장관계자들은 ECB가 항상 유로 위기 해결의 주체는 자신들이 아니라 유럽 각국 정부라는 점을 강조해왔다는 점을 지적한다. 해결의 주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만큼 ECB가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을지는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ECB가 대책을 내놓기에 앞서 먼저 유럽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구할 수도 있으며 따라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통한 유로존 국채 매입이나 각국 정부의 재정적자 감축 등을 조건으로 내걸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유니크레디트의 루카 카즐라니 애널리스트는 "시장의 기대감은 크지만 드라기 총재가 지난주 말했던 것에 비해 특별한 뭔가를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조나단 로이네스 이코노미스트는 "드라기 총재의 '모든 것을 해주겠다'는 말에 시장이 사랑에 빠진 젊은이들처럼 너무 흥분했다"고 지적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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