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서도 침묵한 당국..對北정보력 공개 논란
18일 당시 상황을 돌이켜 보자. 북한은 이날 오전 11시께 관영매체를 통해 "12시에 중대보도가 있음을 알린다"고 짤막히 밝혔다. 북측의 갑작스러운 '예고'에 당국을 비롯해 사회 전반에 긴장감이 돌았다. 앞서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소식을 특별방송을 통해 알린 적이 있기에 이번에도 어떤 중요한 뉴스를 발표할지 모두가 궁금해 했다.
증시는 널뛰었다. 호재인지 악재인지 전혀 가늠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투자자는 한쪽에 '도박'을 거는 일도 심심찮게 일어났다. 이제는 북한 보도가 만성화돼 지정학적 리스크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시장에 불안을 안겨준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
북한이 김정은에게 원수칭호를 부여한다는 예상보다 충격이 크지 않은 보도에 시민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나 대북정보력이 무능해졌다는 비판을 피해갈 순 없었다. 여기에 정부가 사전에 인지했음에도 침묵으로 일관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논란을 피해가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북한과 관련한 정보사항을 언급하기 조심스러워한다. 대북정보력이 노출될 경우 안보에 위협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최근의 행보를 보면 애써 수집해 내놓은 정보사항이 틀리는 건 우려해 감추는듯한 인상이다.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선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 국민은 궁금해 한다.
올해 초 외교통상부를 발칵 뒤집어 놨던 CNK 주가조작사건에서 논란의 중심에 있던 김은석 전 에너지자원대사는 자신이 발표한 보도자료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아무리 정무분야에 빠삭할지라도 넓은 시야로 다른 곳까지 함께 아우르진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류 장관처럼 미리 알고서도 침묵한 일 역시 같은 맥락이다. 언제까지 북한의 소식을 북한 매체나 외신을 통해서만 접해야 하는가.
최대열 기자 dycho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