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도 모르는 관가 이야기]'딸이 SAT만점' 이 과장은 좋겠네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이억원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은 요즘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 어릴 때부터 '공신(공부의 신)'으로 이름을 날렸던 딸 이은지 양(17)이 미국에서 받은 성적표 덕분이다.
민족사관고등학교 2학년인 은지양은 최근 미국 수학능력시험(SAT)에서 2400점 만점을 받았다. 은지양은 초등학교 5학년때 이 과장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고 학업 성취도가 뛰어나 졸업할 때는 부시 미 대통령상을 받았다.
한국에 돌아와 청심국제중학교를 졸업한 은지양은 영재들이 모인 민사고에 진학한 뒤에도 두각을 나타냈다. 올해 1월 전국 청소년 환경토론대회에서는 1등을 차지했고, 지난달 열린 강원도민체전에선 조정 경기에 출전해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땄다. 똑똑하고 다재다능한 딸을 둬 질시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이 과장은 "재정부 선후배의 자제들은 다들 뛰어나다"면서 표정관리 중이다.
반면 어린 자녀를 둔 직원들은 요즘 고민이 많다. 세종시 이전이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재정부의 이전 시기는 총리실 다음으로 빠르다. 계획대로라면 11월부터 짐을 싸 연말까지 이전을 마쳐야 한다. 여성 직원 사이에선 "남은 육아휴직이라도 신청해 아이를 돌봐야 하는 게 아닌지 고민"이라는 푸념이 나온다.
요사이 안색이 어두운 건 세제실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세제실은 지난 주말 이명박 대통령이 소집한 내수활성화 토론회의 뒤처리에 분주하다. 8월 국회에 제출할 세제개편안을 마무리하고 다음주 당정협의를 준비하던 세제실은 '지방 골프장 개별소비세를 낮추라'는 토론회의 결론에 따라 다된 세제개편안을 다시 쓰고 있다. 세제실 관계자는 "일부 수정으로 세제실 업무량이 크게 늘진 않겠지만 세제를 필요에 따라 여기저기 갖다 거는 액세서리처럼 여기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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