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약초의 효능, 특허로 검증받다”

조식제 특허청 서기관, ‘특허로 만나는 우리 약초’ 출간…관련사진 1700여장, 특허·논문자료1300여장 눈길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수천 년간 우리 민족과 함께 해온 우리나라의 자생식물을 한눈에 분석·정리한 책(‘특허로 만나는 우리 약초’)을 현직 특허청공무원이 펴내 화제다.

책엔 귀한 약초 외에도 버섯, 산나물 등 우리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식물을 포함해 저자가 10여 년 전국을 다니며 찍은 1700여장의 사진과 유익한 정보를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저자는 특허청 조식제 서기관(56·변리사, 약용식물관리사). 이 책은 조 서기관이 취미로 전국을 돌아다니며 찍은 약초, 버섯 등을 자신의 블로그에 정리해서 올린 자료를 본 출판사 발간 제의로 나오게 됐다.

책 분량은 700여 쪽으로 저자가 찍은 산삼, 하수오 등의 희귀약초와 상황버섯, 노루궁뎅이버섯, 차가버섯 등 보기 힘든 버섯류의 사진이 천연색으로 담겼다. 더덕, 곰취 등의 우리들이 즐겨먹는 산나물류와 머루, 복분자딸기와 밤, 감 등 흔히 접하는 과일나무들의 4계절의 모습이 수준급사진으로 생생하게 실렸다.

특히 각 식물에 대해 한방의 기존정보와 함께 최근 발표된 특허, 연구논문에서 밝히는 새 효능이 자세히 정리돼 있다. 이밖에 ▲한방화장품으로서의 이용 가능성 ▲혼동되기 쉬운 약초들의 구별법 ▲귀한 약초나 버섯의 재배법까지 소개하고 있다.

책에서 소개된 특허와 연구논문건수가 1300여건에 이르러 지금까지 나온 책과는 차별화되고 있어 학계, 산림·임업계의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조 서기관이 이 책을 낸 데는 나름대로 숨은 사연이 있다. 수년 전 친형님이 암으로 세상을 떠나자 현대의학을 보충할 수 있는 항암약초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더욱 더 열심히 전국 산야를 돌아다녔다.

그는 “봄엔 복수초, 바람꽃 등의 야생화나 참당귀, 곰취 등의 나물류를 관찰하고 가을까지는 산삼, 송이, 능이를 찾아다녔다. 겨울엔 차가, 상황버섯과 같은 약용버섯의 자생지 모습도 꼼꼼히 관찰했다”고 말했다.

그의 집안사연도 재미있다. 할아버지, 아버지 등 3대가 한의사여서 어릴 적부터 한약재와 친숙해 산과 들에서 만나는 온갖 약초들을 남다른 눈으로 보게 됐고 책을 내는데도 크게 도움 됐다.

조식제 서기관은 “우리 약초들에 대한 한방지식의 객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동의보감, 방약합편 같은 고전의서는 물론 최근 발표된 연구논문, 관련특허 등을 살펴보면서 자생식물의 가치와 특성을 알게 됐다”며 “이를 보기 쉽게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에서 만나는 산삼, 상황버섯, 차가버섯 등이 왜 좋을까 하는 의문을 갖던 중 각종 자원식물의 특허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 서기관은 마산고, 창원대 대학원(석사)을 나와 지식경제부 사무관, 특허청 심사관, 심판관 등을 지냈다. 네이버 카페 ‘약초천국’ 매니저, 네이버 블로그 ‘여운여여(如雲 如旅)’를 운영하고 있고우리숲진블로그 3, 4기 나뭇잎 블로거로 활동하면서 한국발명진흥회 월간 ‘발명특허’지에 기고 중이다.



왕성상 기자 wss4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