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 국내 상장 5년 명과 암 시리즈(中)
거래정지 후 사흘 후 중국고섬은 공시를 통해 회계상에 문제가 생겼음을 시인했다. 이후 중국고섬은 특별감사인을 선임해 특별감사를 진행했고 2010년 주주총회와 사업보고서 제출, 지난해 1분기 실적 공시 등을 수차례 미뤘다. 그 결과 중국고섬의 거래정지 사태는 장기화됐고 국내 상장된 외국기업들에 대한 불신감은 갈수록 커져만 갔다. 이후 중국고섬은 2010, 2011년 사업보고서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아졌다. 원주가 상장된 싱가포르에서의 거래재개 여부가 결정되지 않으면서 한국에서의 상장폐지 여부는 일단 보류된 상황이다. 중국고섬이 오는 25일까지 거래재개안을 SGX에 제출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후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의 외면에 주가는 연일 추락했고 국내 증시에 신규 진입을 하려던 외국기업들도 발길을 돌렸다. 중국고섬 사태 이후 상장을 포기한 외국기업은 11곳에 달한다. 중국 현지에서 만난 상장기업 CEO들의 반응은 대부분이 억울하다는 것이었다. 한 중국기업 CEO는 "잘못을 저지른 한 기업 때문에 다른 기업들까지 싸잡아 저평가되는 이 상황이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현재 주가 수준과 우리 회사에 대한 평가가 너무나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어 2차 상장이나 다른 시장으로 이전하는 것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외국기업에 대한 투심이 회복되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기업 상장을 추진하던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동안은 외국기업은 한국 증시에 발을 붙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외국기업에 대한 불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중국 푸젠성, 장쑤성, 저장성=송화정 기자 pancak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