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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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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후보 캐스팅보트 쥔 민평련

문재인 캠프, 민평련 좌장급 의원에 공동선대본부장 러브콜
손학규, 김근태와의 인연 강조하며 구애
안철수, 총선 때 김근태의 아내 인재근 우회 지지


[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근태가 마지막 눈을 감으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대선출마를 선언한 민주통합당 손학규 상임고문은 3일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대선후보 초청 간담회에서 "김근태 의장이 마지막으로 '손학규 좋은 사람인데…'하고 뒷말을 잊지 못하고 돌아가신 데 대한 죗값을 갚고자 나왔다"라며 고(故) 김근태 전 민주당 상임고문과의 '오랜 인연'을 드러냈다. 지난 4·11 총선에서 '친노'(親 노무현)에 이에 당내 두 번째 세력으로 자리매김한 민평련의 마음을 얻고자 민평련의 뿌리인 김근태 전 고문과의 '추억'을 꺼내보인 것이다.

민평련을 향한 야권 대선주자들의 프로포즈가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민평련은 1994년 출범했던 '통일시대국민회의'가 모태로 김 전 고문이 타계하기 전까지 '국민정치연구회', 지금의 민평련으로 이름을 바꿔가며 이끌어 왔다. 이른바 GT(김근태)계 의원들은 모두 민평련 소속이다.

민평련은 현재 현역의원만 21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여기에 지방자치단체장과 지역위원장을 포함하면 50여명의 인사들이 당내에 포진되어 있다. 3선의 최규성 의원이 회장을 맡고 있으며 인재근ㆍ이인영ㆍ우원식 의원 등이 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민평련 소속 현역 의원들은 현재 당내 특정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밝히지 않고 있다. 민평련이 개개인이 아닌 집단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할 예정이라고 밝히자 야권의 대선주자들이 민평련의 마음을 얻고자 몸이 달아오르고 있는 것이다.
민평련의 몸값이 급등하고 있는 것은 각 대선주자들의 부족한 갈증을 채워주는데 당내 민평련만큼 '안성맞춤'인 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민평련 소속 의원들이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문재인ㆍ손학규ㆍ정세균 등 대선후보들의 출마선언식에도 참가하지 않으면서 민평련의 몸값은 오히려 오르고 있다.

현재 당내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고문은 친노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리틀 노무현'이라 불리는 김두관 지사 역시 비슷한 처지다. 손학규 고문은 친노 주자들에 둘러싸인 상황을 타개하는 교두보로 민평련의 지지만한 게 없다.

이에 문재인 캠프 측에서는 민평련의 좌장격인 이인영, 신계륜 의원을 끌어들이기 위해 끊임없는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친노라는 당내 최다 계파의 지지 아래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 고문이 민평련이라는 날개를 달게 된다면 당내 경선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학규 고문도 민평련에 공을 많이 들이고 있다. 손 고문은 김 전 고문의 장례 당시 5일장을 내내 지켰을 뿐만 아니라 대선 출마 당일 아침에도 경기 마석 모란공원에 있는 김 전 고문의 묘역을 참배하기도 했다. 다소 문 고문에게 뒤쳐져 있는 손 고문이나 김 지사도 민평련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게 된다면 역전 한판승도 기대해 볼 수 있어 민평련에게 끊임없이 손을 내밀고 있다.

민평련은 이에 대선주자들을 한 사람씩 불러 철저한 검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달 25일과 29일 김두관 경남지사와 정세균 상임고문을 불러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손학규 고문도 3일 검증을 거쳤다. 10일에는 문재인 상임고문을 초청해 검증할 예정이다. 민평련은 대선후보 초정 간담회가 끝나는 7월 10일 이후 20일을 전후해 운영위원 모임을 열어 지지후보를 결정해, 오는 8월 3∼4일에 열리는 전국운영위원회 수련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민평련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민평련이 민주당 내 대선후보들 모두가 민평련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리면 자연스럽게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항할 수 있는 안 원장에게 시선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안 원장 측 입장에서도 민주당의 상징성과 정통성을 갖고 있는 민평련과 손을 잡으면 천군만마를 얻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이를 뿌리칠 이유가 없다. 안 원장도 사실 민평련에 공을 들여왔다. 안 원장은 김 전 고문의 장례식에 참석했었고, 김 전 고문의 아내인 인재근 의원이 4·11 총선 당시 서울 도봉갑에 출마하자 응원글을 남기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하지만 민평련 일각에서는 안철수 원장에게 눈을 돌리는 것보다는 당내에서 지지후보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평련 소속 이목희 의원 측은 "민평련이 당내 후보 검증에 나서는 목적은 대선 경선판을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것이지 안 원장을 참여시키는 게 아니다"라며 "민주당 후보가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누를 만큼 경쟁력을 키우도록 돕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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