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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정의 현장에서] "이제 자리 좀 내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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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그 구옥희 맞아요?"

최근 한 지인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회 출전자 명단을 보고 깜짝 놀라 물었다. 회원번호 3번, 구옥희(56ㆍ사진)다. 1978년 KLPGA투어에 입회한 한국 여자골프 '1세대'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 처음 진출했고, 통산 23승을 올리면서 JLPGA투어 18홀 최소타기록(62타)까지 수립했다. 김효주(17ㆍ대원외고2)가 지난 10일 산토리레이디스 최종일 11언더파 61타를 몰아치며 이 기록을 경신해 다시 한 번 화제가 됐다.

바로 이 '전설의 골퍼' 구옥희가 올 시즌 KLPGA투어 상반기 6개 경기에 모두 등장했다. KLPGA투어에서 통산 20승을 수확해 얻은 영구 시드권자 자격이다. 구옥희와 함께 박세리(35)와 신지애(24) 등 단 3명만이 '영구 시드권'을 갖고 있다. 20대 초반이 주류를 이루는 프로 무대에서 환갑을 바라보는 구옥희의 도전은 어찌 보면 '노장투혼'이란 찬사를 받을 수도 있다.

사실 스포츠에서 노련함으로 자식이나 손자뻘 되는 선수들을 제압할 수 있는 유일한 종목이 골프다. 실제 '백전노장' 톰 왓슨(63ㆍ미국)은 2009년 '최고(最古)의 메이저' 브리티시오픈에서 4라운드 내내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치다가 2위를 차지해 당시 우승자 스튜어트 싱크(미국)보다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이것도 어느 정도 성적이 유지될 때 이야기다. 구옥희는 스트로크플레이대회에서는 모두 '컷 오프'됐고, 매치플레이방식으로 유일하게 치러진 두산매치플레이에서는 첫 경기인 64강전에서 탈락했다. KLPGA투어는 더욱이 출전자 수가 매 대회 108명에 불과하다. 2부, 3부 투어에서 내일을 기약하고, 연말 치러지는 지옥의 시드전에 나가는 젊은 선수들에게는 한 자리가 아쉬운 실정이다.

구옥희는 특히 지난해 KLPGA 회장 선출 과정에서 물의를 빚었던 핵심 인물이다. 억지로 회장에 취임했지만 절차상의 이유로 법원의 업무 정지 명령까지 받는 등 1년 내내 협회를 위기로 몰아넣었다가 결국 회장 자리를 내놓았다. 이제는 후배들을 위해 자리를 내주고, KLPGA를 위한 '백의종군'에 나설 때가 되지 않았을까. 다시 투어에 나와 졸전을 반복하는 모습이 보기에도 안쓰럽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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