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롯데그룹은 지난 5일 2012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공식 대회를 창설한다고 발표했다.
바로 'LPGA롯데챔피언십'이다. 2014년까지 일단 3년간, 첫 대회는 오는 4월18일 미국 하와이 오하우섬에서 열린다. 총상금 170만 달러(한화 약 19억6000만원) 규모다. LPGA투어 멤버 144명 전원이 출전할 수 있는 오픈대회다.
지난해에는 그래서 연초 태국(혼다 LPGA타일랜드)과 싱가포르(HSBC 위민스챔피언스)로 이어지는 '개막 2연전' 뿐만 아니라 시즌 막판인 10월부터 다시 아시아투어를 방불케 하는 일정이 만들어졌다. 한국의 하나은행챔피언십을 기점으로 말레이시아(사임다비 LPGA말레이시아)와 대만(선라이즈 LPGA타이완챔피언십), 일본(미즈노클래식)으로 이어졌다. 막판에 무산된 중국 대회를 제외해도 4개국이나 순회했다.
올해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연초 대회가 없어 선수들이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에 속해 있는 호주여자오픈에 대거 출전하자 이 대회를 아예 LPGA투어로 공동 편입시켜 가까스로 대회 수를 늘리고 있다. PGA투어가 이번 주 현대토너먼트를 기점으로 대장정에 돌입하지만 LPGA는 아직 투어 일정조차 공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 심각성을 쉽게 알 수 있다.
진행도 주먹구구식이다. 170만 달러의 총상금은 LPGA투어 가운데서도 '빅 매치' 급이다. 하지만 이 대회는 대홍기획을 통해 전달된 보도자료에서는 3라운드로 여는 건지, 아니면 4라운드로 치를지 여부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개최장소도 미정이다.
마케팅은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게 목적이다. 차근차근 준비해서 최대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일정이 텅 비어 언제든 '칼자루를 잡고' 마음대로 요리할 수 있는 LPGA투어 개최를 미처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발표하는 롯데의 마케팅 능력에 아쉬움이 남는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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