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재는 이날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글로벌위기 이후의 통화 및 거시건전성 정책'을 주제로 열린 한국은행 국제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통해 "위기대응 과정에서 글로벌 과잉 유동성이나 국가간 파급효과(spill over)를 제어하기 위한 공조노력이 상당히 미흡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위기수습과정에서 사용된 정책수단이 효과적이었는지 여부에 대해 비판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우리가 직면한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커뮤니티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김 총재는 금융위기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중앙은행이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앙은행의 적극적 역할이 긴요했지만 그 부작용도 간과할 수 없다"며 "과도한 유동성 공급이 다른 부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민간부문의 실패에 대한 공공부문의 지원이 도덕적 해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총재는 실패를 경험삼아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정립해야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이 만능이 아니라는 것에 주의해야한다"며 "특히 중앙은행의 구체적 정책시행방법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통화정책의 범위 안에 금융안정을 포괄해 통화정책이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라는 두 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있어야한다"며 "이와 함께 인플레이션타게팅제(IT) 하에서 어떻게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지도 주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우리의 선학들은 1930년대 대공황이라는 위기를 맞아 거시경제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의 틀을 세웠다"며 "우리도 이번 위기를 향후 수십년 간 지속될 새로운 인식의 지평을 마련하는 계기로 삼아야한다"고 조언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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