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적 셧다운제' 피해가는 법 공개

이번달 시범운영을 거쳐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가는 선택적 셧다운제는 사용자가 게임 이용시간을 관리할 수 있는 제도이다. 부모가 게임업체에 연락해 자녀의 게임시간과 아이템 결제 내역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직접 게임시간을 정해주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효과적인 제도 시행을 위해선 부모의 적극적인 관심이 요원한 실정이다. 여러 온라인 사이트에 올라온 학생들의 셧다운제 대처법을 참고해 부모들이 주의할 사항을 가상 편지 형식으로 그려봤다.

안녕 꼬꼬마들아? 나는 아경초등학교 6학년 4반 13번 김용식이라고 해. 요즘 선택적 셧다운제 라고 말이 많지? 부모님이 게임시간 조종하는거 말야. 이 형님이 셧다운제 피해가는 법을 자세히 알려줄테니 새겨 들어.

우선 '심리전'이야. 엄마들은 억지로 하려하면 더 두눈에 불을 켜곤 하지. 부모님이 게임시간을 조절하려는 낌새가 보이면 '믿음' 드립을 치도록 해. "엄마 그렇게 절 못믿으세요? 일일이 그렇게 절 감시해야 속이 풀리세요"라고 하는거지. 그런데 다음과 같은 말은 잘 안먹혀. "프로게이머도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되는 세상인데 왜 음악이나 운동같은 진로활동은 제한 안되고 다들 게임만 못하게 하는 거에요"라고 하는 거말이야. 이런 반항은 "감히 엄마한테 대드냐"며 몽둥이를 수반할 위험이 크지.

그다음은 '거짓말'을 잘해야 된다. 자기가 하는 게임이 뭔지 알지 못하게 부모님을 속이는 거야. 네 주민 번호를 게임회사 체크 사이트(gamecheck.org)에서 조회하면 어떤 게임회사에 회원으로 가입됐는지 나온단다. 하지만 걱정마. 무슨 게임하는지는 안나오니까. 넥슨의 '서든어택'을 즐긴다고 뻥치고 '리그오브 레전드(LOL)' 같이 해외서버로 접속하면 셧다운제 적용을 안받는 게임을 해보는 것도 좋겠지? 부모님이 넥슨에게 부탁해서 게임시간을 조절하더라도 너는 해외서버를 통해 'LOL'을 하고 있으니 아무 상관없게 되는거야.

가장 좋은 대처법은 부모님이 네가 무슨 게임을 하는지 무관심하게 만드는 거지. "컴퓨터하지말라"고 잔소리만 하지 무슨 게임하는지는 모르는 엄마도 상당히 많거든.

주먹을 좀 쓴다면 학교에서 애들을 괴롭히며 잠시동안 '앵벌이'를 시키는 것도 추천해. 네가 공부하는 척 책상 앞에 앉아있고 '게임셔틀' 애들한테 네 캐릭터를 대신 좀 키우라고 하면 되겠지? 7월부턴 이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니까 이번 한달동안 게임에 무관심한 척해서 엄마를 안심시켜 둬.

공부 잘하는 애들은 따로 말 안할게. 이런 애들은 선택적 셧다운제 그냥 패스야. 대놓고 '디아블로3'같은 17금 패키지 게임을 사달라고 해도 돼. 이 형(☜클릭)처럼 언제나 무사 통과란다.

"부모님 두분 다 먹고 살기 어려워서 나한테 관심이 없다"는 친구들은 마음 푹 놓도록해. 정작 셧다운제가 필요한 건 너희들이지만 너네를 게임못하게 할 사람은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몰라. 사회복지사가 너희를 관리해주는 방안도 마련된다지만 얼마나 잘해줄지 모르겠네.

끝으로 이 글은 절대 부모님이 못보게 해야해. 아무튼 빠.져.나.가.는. 법은 많으니까 걱정 말라고~!(크큭)

박충훈 기자 parkjov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