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일단 팔고 보자' 유럽기관, 유로 자산 투매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유럽 대형 투자기관들이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탈퇴를 뜻하는 '그렉시트'에 앞서 유로화를 팔고 달러화를 매수하는 '유로엑시트'에 나서고 있다.
유럽계 대형 펀드를 운영하는 펀드매니저들이 이처럼 유로화 자산 축소에 나서고 있다고 영국일간 파이낸셜타임스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 정상들이 지난 23일 비공식 정상회의에서 새벽까지 이어지는 6시간의 마라톤 회담에도 구체적인 위기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발빠른 시장참여자들은 '풍전등화'의 유로를 투매하고 있는 것이다.
FT는 유럽지역 펀드매니저들도 이달 들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과 함께 유로화가 폭락하자 공포에 휩싸여 있다고 전했다. 유로화는 5월들어 달러화 대비 5% 이상 추락했다. 24일에는 22개월래 최저치인 1유로당 1.214달러로 마감했다.
유로화가 폭락하자 투자자들은 더 내리기 전에 먼저 팔자는 분위기다. FT에 따르면 유럽내 2위의 자산운용사인 아문디와 영국 자산운용사인 쓰레드니들은 유럽위기 해법에 대한 정치권의 무기력함을 우려하며 이달들어 유로화에 대한 익스포저를 대폭 축소했다. 아문디는 유로 자산을 처분 한 대신 달러화 자산은 사들이며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했다.
환 투자 전문인 미국의 머크 인베스트먼트도 이달들어 대표 펀드에서 아예 유료 자산을 제외해 버렸다.
머크의 최고경영자인 엑셀 머크는 "지난 15일 마지막 남은 유로를 모두 처분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문제가 왜 이렇게 꼬였는지가 궁금하지만 아무도 그리스에 대해 얘기해 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문디 역시 "정책담당자들이 충분한 방화벽을 마련했다는 확신을 투자자들에게 심어주지 못했기 때문에 위기가 스페인과 이탈리아로 퍼져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대형 펀드의 매니저들 역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뜻하는 '그렉시트'의 공포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그리스의 무질서한 이탈로 인해 각국 통화의 동등성을 기반으로한 유로화가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유로화 투매로 인한 환율 약세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아문디의 글로벌 채권 투자 책임자 에릭 브래드는 "우리는 유로화에 대한 익스포져를 축소했지만 이로인한 유로화 약세가 경기 부진에 허덕이는 유럽국가들과 역내 기업들에게는 수출을 늘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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