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52개 상장 제약사의 1분기 실적을 집계해보니 총 매출액은 2조 4521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 4807억원에 비해 1.15% 축소됐다. 영업이익은 43.3%나 감소하며 반토막 났다. 매출액이 감소한 제약사는 52곳 중 27곳이며, 영업이익이 감소한 곳은 52곳 중 40곳에 달했다.
2000년 의약분업 변혁기에 잠시 주춤했던 것을 제외하면, 이번 1분기는 사실상 제약업계의 첫 '마이너스 성장' 사례다. 제약산업은 60∼70년대 한국 산업화를 이끈 주역이며, 최근까지도 타 산업에 비해 높은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규모별로는 중상위권 제약사의 타격이 컸다. 1∼30위권 제약사들의 영업이익이 40% 이상 쪼그라들었지만, 31∼40위와 41∼52위 등 연 매출액 1000억원 미만 업체는 각각 -21.88%, -14.16% 감소하는 데 그쳐 '반토막'은 면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2, 3분기 약가인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제약업계는 역사상 최악의 실적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도 약가충격이 흡수되고, 인수합병이나 수출 성과가 나타날 때까지 앞으로 수년 간은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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