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대통령이 화두..대선주자 재산 보니
가난한 대통령론을 들고 나온 이는 11일 대선후보등록을 한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다. 이 의원은 이명박 정권 실세이자 친이(친이명박)계 좌장격으로 10일 대선출마를 하며 '가난한 대통령, 행복한 국민'을 내세웠다.
비박 진영의 한 의원은 "기업인 출신 부자대통령 시절의 실세라는 꼬리표를 잘라내고 박근혜, 정몽준, 손학규, 정세균 등 여야 대선주자들과 확실한 차별화를 하겠다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대선주자들의 재산을 보면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제일 가난하고 이재오 의원이 둘째로 가난하다. 국회와 정부의 공직자윤리위가 3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김 지사 재산은 4억4443만원이다. 본인과 배우자 예금이 2534만원 늘었지만 딸이 결혼해 5879만원이 빠져나가면서 전년보다 4000여만원 줄었다. 이재오 의원은 본인소유 은평구 구산동 24평 주택(1억9000만원)과 차량, 예금액, 자녀 주택 등을 합쳐 7억7384만원을 신고했다. 김 지사와 이 의원은 둘 다 재야운동권 출신에서 보수쪽으로 선회한 친이계 핵심이며 서민 이미지를 앞세우고 있다.
유력대권주자인 박근혜 위원장의 재산은 서울 삼성동 자택과 지역구였던 대구 달성군 아파트, 예금을 포함해 21억1800여만원이다. 전직 대통령의 딸에 당 대표를 지낸 것 치고는 적은 수준. 반면 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는 최고 부자다. 현대중공업 오너로 지난해 주가하락으로 재산이 1조6481억원이 줄었어도 2조227억원의 거부다. 정 전 대표는 지난해 8월 현대가 오너들이 설립하는 사회복지재단에 2000억원 규모의 사재(私財)를 출연한 바 있다.
박근혜 위원장-문재인 고문과 함께 유력 대선주자에 속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안랩 주가에 따라 재산평가액이 다르지만 대체로 4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안 원장은 이중 절반을 내달 중 창립총회를 가진 안철수재단에 기부키로 했다.
한편이명박 대통령은 2007년 대선후보 당시 서초동 영포빌딩(120억원)등 총 354억원의 재산을 신고했으며 2011년 현재는 58억원 가량으로 재산이 크게 줄었다. 이 대통령은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주택을 제외한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했다. BBK 의혹으로 입은 도덕성을 무마시키고 지지율이 오른 전환점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임기말인 현재는 파이시티 등 친인척,측근의 각종 비리,의혹과 내곡동 사저논란 등으로 그 의미가 퇴색됐다고 지적된다.
이경호 기자 gungh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