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김일성 100회 생일과 김정은 권력승계 완성 등 북한 내 최대 정치행사의 연장선 상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열거나 강력하고 직접적인 대남도발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으나, 이날 행사에서 북한의 '깜짝쇼'는 없었다.
이영호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업적을 찬양하면서 "인민군대는 제국주의자들이 떠드는 고도기술무기들을 일격에 격파분쇄할 수 있는 위력한 현대적 무기로 장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어떤 현대전에도 능히 대처할 수 있는 우리식의 공격수단과 방어수단을 완비한 천하무적의 백두산 혁명강군"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전' 등을 강조한 건 핵을 포함해 최신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한은 장거리 로켓발사가 실패로 끝난 가운데 곧바로 공개한 다른 미사일이 가짜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미국에 대해서도 "우리 공화국의 하늘과 땅, 바다를 침범한다면 절대로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엄포했다.
예년과 달랐던 점은 대규모 열병식을 따로 하지 않은 점이다. 지난 1992년 60주년, 2002년 70주년 인민군 기념일 때는 열병식을 진행했다. 지난 15일 김일성 100회 생일 당시 대규모로 진행한 때문으로 보인다. 중앙보고대회를 비롯해 전체적으로 차분히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천안함·연평도사건을 주도하고 좌천설이 나돈 김격식 전 4군단 사령관도 모습을 드러냈다.
각종 사료에 따르면 북한이 군 조직을 제대로 꾸린 건 정권 수립 직전인 1948년 2월이다. 그러나 김일성의 상징성을 부각하기 위해 김일성이 20살 때인 1932년 4월 항일빨치산 활동을 위해 군 조직을 꾸렸다고 선전하며 70년대부터 이날을 기념일로 지정해 이어오고 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연구원은 "혁명지도자가 군부를 창설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북한이 과거를 조작하는 건 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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