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이 성장률 전망을 낮춘 배경을 보면 요즘 우리 경제 상황이 읽힌다. 먼저 지난해 10.5%였던 수출 증가율이 올해는 4.8%로 반토막 나리라는 예측이다. 수출이 부진하면 내수가 떠받쳐야 할 텐데 이마저 시원찮다. 지난해 12월 3.2%로 내다봤던 민간소비 증가율을 2.8%로 수정했다.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부진을 예고한 것이다.
내수 부진은 계속 늘어나는 가계부채와 고공 행진을 계속하는 전ㆍ월세금 및 기름값이 민간소비를 옥죄기 때문이다. 한은은 배럴당 102달러로 추정했던 올해 원유도입 단가를 118달러로 15% 높여 잡았다. 국제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교역 조건이 나빠져 같은 물건을 해외에 팔아도 남은 돈이 줄면서 국내 소비도 함께 위축되는 구조다. 수출이 꺾이는 판에 내수까지 식으면 서민과 자영업자가 직격탄을 맞는다.
한은의 수정 전망대로라면 물가상승률(3.2%)과 실업률(3.3%)도 함께 조금씩 낮아지지만 이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게다가 대한상의가 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상반기 투자심리지수는 100점 만점에 35.8점으로 바닥권이다. 투자를 망설이면 성장동력이 약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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