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명의 디자이너 컬렉션, 7일까지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에서 진행
- 2~3일, 1920~50년대로 돌아간 남성복 컬렉션
- 실적을 기록한 해외 바이어와 프레스, 굴지의 해외 백화점 임원 초청
- 도네이션 런웨이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디자이너가 기부한 의상 입고 무대에
2일 춘계 서울패션위크가 개막했다. 지난해보다 많은 참가자, 디자이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행사, 한층 높아진 국제적 위상이라고 했다. 11년간 공식 서울패션위크 무대를 만들던 기존 대치동 SETEC에서 올림픽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텐트 4개동을 설치해 쇼를 선보인 것도 외견상의 큰 변화다.
이번 서울패션위크는 미국을 비롯한 유럽 유명 프레스가 참석했다. 해외 바이어의 경우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패션위크에서 실제 바잉 실적을 기록한 이들 위주로만 초청했다. 또 해외 백화점 임원이 참석한 것도 눈에 띈다.
올해는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의 쇼가 이어지는 서울컬렉션의 경우 지난 컬렉션보다 10명 증가한 36명의 디자이너의 컬렉션을 볼 수 있다. 행사는 3일까진 남성복이 선보였다. 그리고 지난 4일부터 7일까지는 여성복이 선보이고 있다. 남성복 컬렉션은 11회, 여성복 25회의 패션쇼로 구성되었으며 7일까지 총 6일 동안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에서 바이어 및 프레스, VIP와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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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복 컬렉션에서 본 다섯 가지 흐름
남성복은 크게 서양 1920~50년대 복식이 주를 이루었다. 그 외 스포티즘이 반영된 캐주얼, 록큰롤을 연상케 하는 강렬한 스타일이나 군더더기 없는 정통 슈트로 정리할 수 있겠다. 이중 가장 눈에 띈 남성복의 경향 다섯 가지다.
▷ 바지 - 바짓단이 무척 짧아졌다. 넓은 바지나 폭이 좁은 바지 역시 발목에서 찰랑거리는 게 기본이다. 이를 대비해 레이스업 부츠 혹은 옥스퍼드 신발을 준비해야겠다. 물론 멋진 양말도 예비해야 할 것이다. 짧고 찰랑거리는 바짓단에 반대급부로 종전보다 훨씬 타이트한 정장 바지도 눈에 띄었다. 역시 올 가을겨울에도 운동을 하는 자가 진정한 멋쟁이로 등극할 것이다.
▷ 재킷 - 과거로 회귀해 좀 더 과장된 패턴, 타이트한 재킷. 투 버튼이 주를 이루었다. 재미있는 건 아주 길거나 아주 짧다는 것. 심지어 야구 점퍼로 불리는 스타디움 재킷조차 무릎 위까지 내려왔다. 특히 짧은 재킷을 긴 재킷 위에 겹쳐 있는 스타일도 등장했다.
▷ 조끼 - 가장 눈에 띄는 패션 아이템이었다. 패딩이거나 가죽이거나 셔츠 안에 입을 얇은 소재의 조끼거나. 다양한 형태의 조끼는 보온을 위해서나 스타일을 위해 겸비해야 할 올해의 가을 겨울 아이템이 아닐까 한다. 단, 이러한 조끼는 꼭 재킷 위에 입는다는 것. 특히 조끼의 두께가 두툼해질수록 재킷 위에 입어야 한다. 너무 두껍지 않은 코트라면 역시 조끼 안에 입어야 할 옷이 되었다.
▷ 누빔 - 이래저래 누빔이 눈에 띄었다. 가죽이나 바지에나 조끼나 코트에까지 등장했다. 가을겨울이란 계절 탓도 있지만 올해는 유독 더 많이 눈에 띈다. 디자이너 홍승완이 보여준 것처럼 등판에만 적용된 누빔도 있고 '라인 오어 서클(Line OR Circle)'의 박성철 디자이너가 보여준 것처럼 가방과 신발에도 누빔이 스며들었다.
▷ 밀리터리 - 구두에도 재킷에도 점퍼에도 밀리터리의 전형적인 무늬와 느낌이 배어나온다. 제복에서 파생된 듯한 장광효 ‘카루소(CARUSO)’의 벨트까지 겸한 슈트도 밀리터리의 내력이다. 박성철이 보여준 쇼에서 풍기는 비행사의 액세서리도 마찬가지다. 또 계절을 감안하고라도 카키색만큼은 모든 남성복 컬렉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색깔이었다.
채정선 기자 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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