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시즌 일정 '빛 좋은 개살구', 회장단은 여전히 '진흙탕 싸움'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가 고사 위기다.
KPGA가 29일 정기총회를 통해 발표한 2012시즌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일정은 그야말로 아전인수(我田引水)격이고, 집행부는 외부 회장 영입을 놓고 파벌이 나뉘면서 여전히 중심을 못 잡고 있다.
일단 다음달 26일 여주 블랙스톤골프장에서 열리는 유러피언(EPGA)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총상금 220만5000유로)이 개막전이다. 이 대회는 그러나 국내 선수는 40명도 출전이 어려운 무대이다. 일정상으로는 5월 매경오픈 등이 이어지면서 6월말까지 상반기 8개 대회를 치르고, 여름 휴식기 이후 다시 8월말 대신증권배 KPGA선수권부터 하반기 8개 대회가 열린다.
KPGA측은 "올해는 신한동해오픈이 총상금을 1억원 증액해 10억원 규모의 대회가 4개로 늘어났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몇 개 대회의 조율이 완료되지 않아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투어가 개최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KPGA는 그러자 6월말과 11월초에 대회명도, 장소도 미정인 00오픈 2개를 집어넣어 14개로 숫자를 부풀렸다. 더 큰 문제는 매경오픈과 SK텔레콤오픈, 하이원리조트오픈, 한국오픈 등 총상금액이 10억원에 육박하는 메이저급 4개 대회가 전부 원아시아투어라는 점이다. KGT 투어시드를 가진 선수들이 자유롭게 출전할 수 있는 대회는 사실상 몇 개 남지 않는다.
볼빅오픈이 APGA투어로 열리게 되면 지난해 최경주가 창설한 CJ인비테이셔널과 함께 APGA투어가 2개, 역시 출전이 제한된다. 퀄리파잉스쿨(Q)이라는 '좁은 문'을 통과하고 해외에 나가 구슬땀을 흘리며 투어에 출전할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국내파 선수들이 "도대체 우리가 출전할 수 있는 대회가 몇 개나 되냐"며 자괴감에 빠지는 까닭이다.
상황은 이렇지만 회장단의 '진흙탕 싸움'은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이명하 신임회장(55)은 더욱이 이틀 전인 27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전윤철 전 감사원장을 회장으로 추대한 지난 14일의 이사회는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까지 불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KPGA는 이에 대해 김학서 부회장(65) 명의의 공문을 통해 "이 회장의 개인적인 기자회견"이라고 일축했다. 또 전윤철 전 감사원장을 앞장서서 추대했던 임진한 이사(55)는 잡음이 계속되자 아예 협회를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KPGA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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