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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의 골프파일] 수장없는 '프로골프단체'

최종수정 2016.12.26 12:43 기사입력 2012.01.0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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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하 KPGA 신임회장(왼쪽)과 강춘자 KLPGA 수석부회장.

이명하 KPGA 신임회장(왼쪽)과 강춘자 KLPGA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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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올해가 육십갑자(六十甲子)의 29번째인 임진년(壬辰年), 바로 용(龍)의 해다.

용은 상상속의 동물이지만 동양에서는 정신적 지주로 등장한지 5000년이 넘었다. 또 그 화려하고, 웅장한 이미지를 앞세워 항상 위대한 존재에 비유됐다. 예로부터 임금의 얼굴을 용안(龍顔), 옷을 용포(龍袍)라고 칭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도 입신의 관문을 '등용문(登龍門)',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출세하면 '개천에서 용났다'고 표현할 정도로 희망과 성취의 상징이다.
2012년 골프계는 그러나 사정이 그다지 좋지 않다. 골프산업은 특히 전 세계적인 불황에 허덕이고 있고, 올해도 다를 게 없다는 우울한 분석이다. 국내 골프장업계는 특히 신설골프장의 급증으로 '회원권 분양난'까지 겹쳐 위기에 직면했다. 골프용품업계도 현상 유지에 급급하다. 용처럼 비상(飛上)하기는커녕 내실을 다지기도 쉽지 않다. 그나마 선수들이 지구촌 골프계 곳곳에서 승전보를 전하면서 가까스로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문제는 '한국군단'의 근간인 프로골프단체들은 정작 이 같은 현실을 외면한 채 '밥그릇 싸움'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지난해 3월 선종구 전 회장의 중도 사퇴 이후 9개월째 회장 공백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역시 지난해 11월 이명하(55)씨가 14대 회장에 당선됐지만 당초 공약으로 내걸었던 '외부 회장 영입'이 오리무중이다.

KLPGA는 그동안 세 차례나 회장을 선출했지만 전부 무효 처리돼 '절차상의 하자'로 법원의 철퇴까지 맞았다. 결국 법원에서 선임한 김대식 변호사가 직무 대행을 맡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빚었다. 지난해 12월에는 대의원들이 외부 회장을 영입하기로 간신히 뜻을 모았지만 파행의 진원지인 강춘자(56)씨가 다시 수석부회장에 선출돼, 그야말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정치판 같은 아이러니를 연출했다.
'이명하 호'도 출발부터 암초를 만났다. 이 회장이 거론했던 류진 풍산그룹 회장은 선거 직전에 이미 "KPGA회장직을 맡을 의사가 없다"고 분명한 입장을 표명했다. 류 회장 측은 "뜻이 왜곡될 가능성이 적지 않아 회장직을 맡을 수 없다"면서 "이후 어떤 당선자의 요청도 수락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회장이 일방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지만 사실상 공약(空約)이 된 셈이다.

그렇다고 다른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일도 녹록치 않다. 아직 뚜렷하게 물망에 오른 외부 인사도 없거니와 설사 나타난다 하더라도 취임을 위한 정관 개정도 난제다. 회원총회를 거치는 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지면서 선수 출신 회장을 원했던 측과 다시 대립각을 세울 수도 있다.

'선장이 없는 배'로, 그것도 그 어느 때 보다 파도가 높은 망망대해를 헤쳐 나가야 하는 프로골프계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는 까닭이다. 일부 기업에서는 벌써부터 대회 포기를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래서는 안 된다. 집행부는 욕심부터 내려놔야 한다. 아무리 '밥그릇'을 챙겨도 떠먹을 밥이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모두 초심으로 돌아가 파이를 키우고, 그래서 더 큰 조각을 먹을 수 있는 날을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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