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로 해서 주말과 휴일에도 출근해 사무실을 지킨다. 살펴보자면 행색이 누추하고 또 거처하는 자리 또한 누추함을 면치 못하는 듯 하여, 자책이 생겨날 만한 형편이다. 작은 신문사, 소모적인 전투가 불가피한 분란. 이 누추함의 지경에 처해, 나는 유우석처럼 말할 수 있을까. 공자가 동이의 나라에 살고싶다고 했을 때 옆에서 누군가가 말했다. 누추한 곳인데 괜찮겠습니까? 공자가 되물었다. 군자가 그곳에 사는데 어찌 누추한 곳이리오. 산이 높아서 명산이 아니라, 신선이 살아야 명산이다. 신문사가 구독 부수 많으면 큰 언론인가. 신문사가 돈이 많고 역사가 길고 권력 줄을 잘 타면 큰 언론인가. 아니다. 큰 기자가 숨쉬고 있어야 큰 언론이다. 작은 신문사의 혼란스런 바닥에서, 저 큰 언론의 당연한 명제를 떠올려 생각해보는 날이다.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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