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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달린다" '해를 품은 달' 김수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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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달린다"  '해를 품은 달' 김수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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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무서워요. 사람들도 무섭고 인터넷도 무서워요. 갑자기 찾아온 인기도 무섭고요. 제 일거수일투족이 단 5분 만에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세상이잖아요. 지금은 이게 맞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선택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언젠가는 보상받겠지요?"

김수현(25)은 인터뷰 내내 '무섭다……겁난다' 라는 말을 반복했다. 의아했다. 인기와 돈 모든 것을 다 얻은 최고 행운아의 입에서 나올 법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2012년 현재 한국은 바야흐로 '김수현 시대'다. 시청률 40%를 넘긴 TV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선풍적 인기로 김수현은 한국 최고 스타가 됐다. TV 드라마 '자이언트'와 '드림 하이'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지명도를 쌓아갔지만, 이는 철저히 20~30대 젊은 사람들의 시선과 관심 안에 속한 이야기였다.
'해를 품은 달'은 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불과 하룻밤 사이에 김수현은 '벼락스타'가 됐다. 사람들은 드라마 밖 김수현이 알고 싶어졌다. 가족사와 개인사는 물론 무성한 '다리 털'과 '이상형', '속옷 사진' 등 시시콜콜한 것들까지 인터넷의 인기 검색어에 걸렸다.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등 하늘같은 선배들과 출연한 상업 영화 데뷔작 '도둑들'(7월 개봉)도 어느 순간 김수현 주연 영화로 탈바꿈했다. 순간 우쭐하기도 했지만 이내 엄청난 부담이 그에게 밀려들었다. 그의 말이 이해가 됐다. 이 모든 것은 스물다섯 청년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큰 짐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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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훤을 연기하면서 김수현은 끊임없는 한계 상황에 부딪혔다. 아역 훤을 연기한 여진구가 호평을 받은 것도 그에게는 큰 부담이었다. "진구가 잘했어요. 에너지도 좋고, 연기할 때 사용하는 근육들도 좋았죠. 다행히 훤을 표현하는 방향이 달랐어요. 진구는 순수함 속에서 상처를 받아가는 훤이었죠. 그가 웃는 얼굴에서 항상 내상(內傷)이 느껴지는 훤을 연기했다면, 저는 아픔을 딛고 자연스레 상처와 공존하는 훤이 되어야만 했어요."

훤이 되려고 김수현은 자신을 철저히 내던지고 극 중 훤이 가진 아픔이나 상처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막막했어요. 내내 부족하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왕답게 대신들도 찍어 누르고 위엄도 적당히 풍기도록 팽팽한 기싸움을 하는 훤을 보여줬어야 했는데 제가 가진 에너지가 워낙 적어서 만족스럽지 못했어요. 다행히도 선배 연기자들 덕분에 성공적으로 드라마를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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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해서 다행이었다. 김수현의 미완(未完)은 미완성의 캐릭터 훤과 만나 더욱 찬란하게 빛을 발했다. 소년의 얼굴과 남자의 몸, 차가움이 따뜻함 속에 녹아나는 미소 등 김수현의 외형적 요소는 훤의 매력을 극대화시켰다. 여기에 안정적인 저음의 발성과 눈과 몸의 움직임까지 고려한 차분하고 세세한 내면 연기가 더해졌다. "제가 저를 잘 알아요. 저는 특히 많이 노력해야만 해요. 애초에 가진 게 없거든요. 연습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지만, 사람이 반복해서 연습하면 얻는 것이 꼭 있다고 확신합니다. 노력하고 연습하는 것을 절대 겁내지 않는다는 것이 제 재능일 거에요. 연습을 통해서 저를 많이 쌓아놓은 후에 부딪히고 깨지는 것은 두렵지 않아요."

드라마는 끝났지만 김수현은 여전히 바쁘다. 아니, 오히려 더 바빠졌다. 그에게 밀려드는 인터뷰 요청과 각종 광고 촬영 등 그의 시간표는 4월까지 '풀 부킹'되어 있으며, 그 이후에는 신작 드라마와 영화 출연도 고려해야만 한다. 여기에 김수현은 정면승부로 화답(和答)한다. "긴장의 끈을 계속 가져갈 수 밖에요. 열심히 일하면서 나이도 먹으면, 지금 겁내고 있는 것들이 하나 둘 없어질 거라 생각해요.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죠.(웃음)" 이미 김수현은 자신에게 딱 맞는 처방전을 내렸다. 오늘도 김수현은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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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상준 기자 birdcage@·사진_이준구(ARC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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