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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금융위와 금감원 '짱의 동거' 그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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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관계가 요즘 무척 데면데면하다.

'한 지붕 두 가족' 형태로 금융 관리감독 업무를 관장하다보니 이런저런 견해 차에서 오는 소소한 잡음은 새삼스러울 게 없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 정도가 심각하다는 느낌이다. 문제는 양 기관 수장이 원인 제공을 하고 있다는 것. 이들이 벌이는 신경전은 내부 임직원들조차 염려할 정도다.
지난해 저축은행 구조조정,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 굵직한 현안을 놓고 원만한 연합전선을 구축했는데, 론스타 대주주 적격성 문제를 놓고 엇갈린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론스타의 산업자본 판단은) 국내 법에 따라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법과 원칙을 강조했다. 그런데 일주일 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출입기자들과의 청계산 등반에서 "은행법이 오랫동안 고쳐지지 않은 탓에 산업자본 기준이 현실에 맞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무조건적인 법 준수에 문제가 있다고 맞받아쳤다.  
법과 절차에 따라 산업자본 여부를 판단해서 금융위에 보고해야할 금감원이 상급기관에 훈수를 둔 셈이다. 소식을 접한 금융위 측이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음은 물론이다. 론스타의 '바이 코리아(bye-korea)' 이슈를 놓고 책임 떠넘기기 꼼수를 부리는 모습으로 비춰지기에 충분했다.

꺼림직한 이슈에서 비켜가려는 '도망가기 경쟁(?)'과 함께 주도잡기 다툼도 치열하다. 금융 소비자에게 환영받을 수 있는 사안은 서로 먼저 챙기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달 금융위 간부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적극 검토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지난해 하반기 실무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준비가 거의 다된 상태인데 금융위에서 '숟가락 얹기' 식으로 나온다며 불만에 가득찬 표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이 업계와 공동으로 보험료 인하를 위한 조율에 나선 것을 금융위에서 알고 있었다"며 "마치 김 위원장의 주문으로 금감원이 움직인 것처럼 보이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금감원 고위간부들도 사석에서 이런 점을 꼬집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민금융 정책을 놓고도 실적 주도권 쟁탈전이 벌어질 태세다. 김 위원장은 오는 19~20일 1박2일 일정으로 전국을 돌며 서민금융 현장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서민금융 지원정책이 제대로 잘 운용되고 있는 지 들여다보겠다는 것.

이에 권 원장도 최근 외국계 금융회사를 위한 업무설명회 자리에서 서민 금융정책 작동 현황을 점검했다고 했다. 자신 뿐만 아니라 금융 파트별 실무진을 현장에 나가게 해 2주 동안 집중 실태 파악을 진행하겠다며 강도를 높였다.

물론 금융당국 양 수장이 이슈에 대해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업무 효율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면 더 없이 큰 문제가 된다. 금융불안의 불씨가 꺼지지 않은 지금 '김-권 콤비'의 부활을 기대해본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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