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후보의 발언은 그의 정치의식과 국가관이 설익었다는 걸 여실히 드러낸다. 제주 해군기지 사태의 본질은 해군 당국이나 장병들이 아니다. 여론상의 공감대와 민주적 절차가 결여된 채 정책이 추진됐다는 게 근본적인 문제다.
책임의 당사자가 될 수도 있는 마당에 주객을 혼동하고 섣부른 선동발언을 해버린 것이다. 물불 안 가리고 표심을 잡으려는 행위가 아니었는지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는 어찌보면 해군 당국과 장병들이 가장 억울할 수도 있다.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은 철저하게 정부와 정치권의 의지에 따라 결정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김 후보와 같은 진영에서조차 당혹스러워하는 반응이 나온다.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김 후보의 발언을 두고 "적절치 못한 표현"이라고 했고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아예 발언 자체를 자제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런 반응의 원인을 잘 생각해봐야 한다. 그는 더 이상 '학생대표'로 토론회에 나선 청년 논객이 아니다.
물론 김 후보의 발언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다. 만약 김 후보가 이런 목소리에 주목해 합리적 반성을 하지 않는다면 소속 정당의 안보관을 둘러싼 정치권 안팎의 공격 여지만 넓어질 것이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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