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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소니 샤디드 뉴욕타임스 특파원 시리아서 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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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한 언론인의 사망 소식에 온 미국이 슬퍼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CNN 등 주요 매체의 홈페이지의 주요 위치에는 뉴욕타임스(NYT)의 기자였던 앤서니 샤디드(Anthony Shadid, 43)에 대한 부고 기사로 채워져 있다.
샤디드는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보스턴글로브, AP 등에서 약 20년간 중동지역의 갈등과 혼란을 취재해왔던 기자다. 그는 민주화를 두고 정부군과 반군간에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던 시리아 취재 현장에서 사망했다. 사인은 천식 발작이었다.

NYT에 따르면 샤디드는 1주일 동안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 맞서는 자유시리아군(FSA)에 대한 취재를 해왔다. 시리아 정부는 외국 언론인의 활동에 엄격한 통제를 해왔던 터라, NYT는 해당 취재 사실을 시리아 정부에 알리지 않았다.

샤디드가 사망한 시간과 장소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샤디드와 함께 했던 사진기자 타일러 힉스가 16일(현지시간) 샤디드의 건강 상황이 급격하게 나빠졌다며 시리아에서 빠져나오겠다고 연락한지 몇 시간 뒤에 샤디드는 주검이 되어서 터키에 도착했다.
질 애브람슨 주필은 샤디드의 사망소식을 듣고 NYT 구성원들에게 "필사의 각오로 중동 지역을 휩쓸었던 변화의 물결을 목격하고, 정부와 반정부세력 사이에서 고통받았던 중동인들을 위해 증언했던 앤서니가 세상을 떠났습니다"라고 이메일을 보냈다.

샤디드 기자는 시리아 반군에 대한 취재에 나섰기 때문에 시리아 친정부세력에게 들키지 않도록 몰래 잠입해야 했다. 이 때문에 그와 힉스는 터키와 시리아 사이의 산악지대를 야간에 철책선을 틈을 벌려 시리아에 잠입했다. 그들은 거기서 시리아 현지 가이드를 만나 말을 탄 채 이동했는데, 이때 사디드는 말에 대한 알러지로 발작을 일으켰다.

1주일간의 취재 뒤 다시 현지 가이드의 말로 알러지 발작을 일으켜 숨을 쉬기 힘든 상태가 됐고, 터키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결국 사망했다.

샤디드는 부인과 두 딸을 남겨놨다.

뉴욕타임스는 아랍어에 능했던 그는 세상을 구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혜안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뛰어난 글솜씨의 소유자로, 다른 수많은 이들이 놓쳤던 부분들을 포착했다고 평했다. 그는 2004년 이라크 전쟁에 대한 보도로 퓰리처 상을 수상했고, 2010년에 다시 이라크 관련 보도로 퓰리처 상을 수상했다.

그는 1995년부터 1999년까지 AP통신에서 카이로 특파원으로 근무를 했으며, 보스톤글로브와 워싱턴포스트를 거쳐 2009년부터 NYT에서 근무했다.

그는 부상이나 체포, 고문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기자였다. 2002년에는 이스라엘이 점령한 웨스트뱅크 지구에서 어깨에 총상을 입기도 했으며, 지난해에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경찰의 급습을 받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리비아에서는 친정부 민병대에 체포되어 1주일 동안 구금되기도 했다.

그는 또한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문단, 장면, 문구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담당 데스크와도 맞서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자였다고 NYT는 소개했다.

그의 마지막 기사는 9일 카다피 사후의 혼란을 겪고 있는 리비아에 대한 기사였다. NYT는 그의 마지막 기사에 대해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평소 그랬던 것처럼 그는 1600단어가 넘는 긴 기사를 썼고, 그 기사는 당연한 것처럼 NYT의 1면과 홈페이지를 차지했다"라고.

그는 자신의 책에서 다음과 같은 문장을 남겼다.
"어떤 고통들은 언어로 담아낼 수가 없다. 이것은 중동 지역에서 전장을 기사로 쓰는 내가 지불해야만 하는 비용이다. 그곳에는 많은 이들이 산자와 죽은자로만 보일 뿐이다. 레바논의 카나 마을에서 이스라엘 군의 폭탄이 떨어져 평온한 아침을 준비하던 사람들을 삼켰다. 우리는 서서, 앉아서, 주변에 죽은 사람들을 봤다. 그 마을에 있었던 사람들의 목소리, 그릇, 그들의 이야기, 언어, 편지, 그리고 그들의 역사는 아침을 찢어버리는 굉음과 함께 불과 몇 분 만에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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