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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프리즘]중국의 지도자 양성과 국가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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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리커창 중국 부총리가 26일 한국을 방문했다. 방한 직전인 지난 24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왔기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는지, 그리고 이를 계기로 향후 남북관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기대된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리 부총리가 왜 이러한 행보를 보이는가 하는 점이 더 궁금하다.

리 부총리는 중국의 지도자 양성 시스템이 선택한 중국을 이끌 차기 리더다. 중국은 현재 204명의 중앙위원과 167명의 후보위원이 전체 8000만명이 넘는 공산당원을 대표해 국가 비전을 제시하고 정책을 수립한다. 중앙위원과 후보위원에게는 지역 및 부서의 책임 역할을 부여해 경쟁시키며 이 중 25명이 정치국 위원으로 선출된다. 경쟁의 중요한 척도 중 하나가 기획과 실행 능력이다. 25명이 다시 경쟁을 벌여 최종 9명이 상무위원으로 선출되는데 이들이 중국의 최고 의사결정자다. 개인이 절대적 권력을 휘두를 수 없기 때문에 집단지도 체제로 불린다.
1955년생인 리 부총리는 1982년 베이징대 법률학과를 졸업하고 해외 명문대로 유학 갈 기회가 있었지만 포기한 뒤 베이징대 공청단 서기로 남았다. 1985년 공청단 중앙서기처 서기로 승진하면서 중앙정치 무대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1998년 허난성 대리성장으로 발령이 나면서 최연소 장관급 지도자 및 박사학위(1994년 베이징대 경제학 박사)를 소지한 최초 성장이라는 기록을 남긴다. 이후 2004년 허난성 당서기에서 요령성 당서기로 이동했다.

리 부총리는 중국 지도자 중 현장조사와 소통을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허난성 성장으로 발령이 났을 때 제일 먼저 한 업무가 현장을 둘러보는 것이었다. 허난성의 실상을 직접 알아본 후 바로 지역발전 비전을 제시한다. 허난성 차원에서는 공업화, 도시화, 농촌현대화 목표를 제시했고 국가 차원에서는 동부지역의 발전 경험을 도입해 서부로 진출한다는 '중부궐기' 구상을 했다. 2004년 요령성 당서기로 부임한 후 가장 먼저 한 일도 열차를 타고 현장을 조사하고 지역주민과 소통한 것이다.

그리고 제시한 비전이 민생안정 및 도시와 농촌의 공동발전이다. 이를 위해 취약계층의 주거환경 개선 및 실업문제 해결에 적극 나섰고 창싱도, 잉커우, 진저우, 단둥, 다롄 등 5개 도시의 산업단지 개발 및 이 도시들을 연결한 1443㎞에 이르는 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한다. '5점1선'이라 불리는 이 구상은 2009년 '요령 연해경제벨트 발전규획'이란 국가급 프로젝트로 승격된다. 2007년 리 부총리는 허난성과 요령성에서의 경제발전 기획과 수행 능력을 인정받아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상무위원에 진출했다.
리 부총리는 이후 '12차 5개년 규획(2011~2015)'에 깊숙이 관여하면서 성장률을 낮추더라도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겠다는 비전을 제시한다. '12ㆍ5 규획'은 금년 3월에 확정되었는데 총체적 목표는 소득분배 개혁, 도시화 및 지역개발, 민간투자 촉진 등으로 내수를 확대하고 산업구조 고도화 및 7대 신흥 전략산업 발전으로 녹색성장을 이룬다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대내외 정세 안정이다. 금년 들어 리 부총리의 글로벌 행보가 빨라진 이유이기도 하다. 1월 스페인, 독일, 영국 등 유럽 3국을 방문했고 8월에는 홍콩을 방문해 위안화가 국제통화로 발돋움하는 데 홍콩이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했다. 이는 달러 기축통화에 대한 불안에서 나온 발언이기도 하다.

그가 이번에 북한과 한국을 순차적으로 방문했다. 국가 비전 달성을 위해 한반도 안정과 동북아 협력이 중국에 매우 중요하다는 의미다. 우리에게는 남북 관계를 개선하고 한ㆍ중 관계를 강화해 경제성장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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