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졸릭 총재는 1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세계은행 이사국 회의에 자신의 사퇴 계획을 전하며 "많은 유능하고 경험있는 인물들과 함께 세계적 기관 을 이끌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세계은행은 국제통화기금(IMF)과 더불어 글로벌 경제질서에 막강한 영향을 미치는 국제경제기구다. 1944년 브레튼우즈 협정 체결로 두 국제기구가 창설된 이후 전통적으로 IMF 총재는 유럽에서, 세계은행 총재는 미국에서 맡아왔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차기 세계은행 총재는 미국이 결정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차기 세계은행 총재로 미국 서머스 전 국가경제위원회 의장을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차기 총재로 거론되고는 있지만 본인은 고사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 당시 재무장관을 역임한 서머스는 전 국가경제위원회(NEC) 의장은 과거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일했다.
그러나 세계은행 총재를 미국에서 배출하는 관행을 깨고 신흥국에 기회를 줄 때가 됐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브라질 기도 만테가 재무장관은 이날 졸릭 총재의 사퇴 계획 발표 이후 "졸릭 총재의 사퇴 결정은 신흥국의 세계은행 총재직 도전에 자극제가 될 것"이라면서 "신흥국에서 세계은행 총재가 배출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경제 현실은 선진국 위주의 과거와 달라졌으며, 세계은행 총재를 반드시 특정 국가 출신이 맡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와 관련 다른 신흥국들과의 공조를 통해 세계은행 총재직을 미국인이 독식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란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한편, 부시 행정부에서 임명된 졸릭 총재는 퇴임 이후 민간분야로 돌아갈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1월 대선에서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차기 정부에서 요직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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