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형 체험학습 절반 수준
교사 89.6% "형사 책임 불안"

현장체험학습이 위축되는 배경으로 교사들의 '형사 책임 부담'이 주 원인으로 지목됐다. 숙박형 체험학습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며 교육 현장의 기피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수학여행 모습을 AI로 추출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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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지난달 전국 분회장 7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 현장체험학습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숙박형 체험학습을 운영한 학교는 53.4%에 그쳤다. 당일형 소풍만 진행한 경우는 25.9%였으며 교내 활동으로 대체한 경우는 10.8%, 사실상 체험학습을 중단한 학교도 7.2%로 나타났다.

법적 책임 부담에 체험학습 위축

이 같은 변화에는 교사들의 법적 책임에 대한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응답자의 89.6%는 현장체험학습 중 사고 발생 시 교사 개인이 형사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54.8%는 '매우 큰 불안'을 호소했다.


개선이 필요한 과제 역시 '교사 형사책임 면책 강화'가 80.9%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숙박형 체험학습 제한 또는 중단'(30.8%), '안전조치 기준 명확화'(26.6%) 순이었다.

현장의 우려는 2022년 11월 강원 속초에서 발생한 체험학습 사고의 판결 이후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당시 속초에서 한 초등학생이 현장체험학습 중 주차장에서 후진하던 전세버스에 치여 숨진 사고가 발생했고, 담임교사와 인솔 보조교사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담임교사가 학생 인솔 과정에서 주의 의무를 충분히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반면 인솔 보조교사는 구체적인 임무가 명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후 항소심에서 담임교사는 선고유예로 감형되며 교직을 유지하게 됐지만 해당 사건이 현장 교사들 사이에서 체험학습 중에 발생한 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 부담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비용 부담까지… 수학여행 축소 흐름

전교조는 "형사 책임에 대한 공포는 결국 교육활동 축소와 학생들의 학습 기회 박탈로 이어진다"며 "교육활동 중 사고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상죄 적용을 배제하고 사고 위험이 큰 숙박형 체험학습 운영 기준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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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러한 부담 속에서 최근 수학여행 비용을 둘러싼 논란도 확산하고 있다. 숙박비와 교통비 인상으로 학부모 부담이 커지면서 이에 따라 수학여행을 축소하거나 아예 대체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박은서 인턴기자 rloseo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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