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국내 M&A(인수ㆍ합병)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특히 재벌ㆍ대기업 개혁이 정치ㆍ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M&A 매물이 찬반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대기업들이 내수업종을 속속 정리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현상이다.


◆대기업 개혁 여론 등에 내수사업 외면

올 상반기 M&A시장의 최대어로 평가되는 ' 코웨이 코웨이 close 증권정보 021240 KOSPI 현재가 96,200 전일대비 1,600 등락률 +1.69% 거래량 305,818 전일가 94,600 2026.05.14 15:30 기준 관련기사 코웨이, 1분기 영업이익 2509억원…전년比 19%↑ [주말엔게임]코웨이는 늘리고 하이브는 줄이고…넷마블의 투자법 넷마블, 코웨이 주식 1500억원 규모 추가 매수 '의 경우 선뜻 인수하겠다는 국내 기업이 없다. 웅진코웨이는 지난 2010년 기준 매출액 1조5018억원, 영업이익 2549억원을 올린 알짜 회사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 기업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곳이 없다. LG전자, KT&G등 자금 여력이 있는 대기업들이 인수 후보에 오르지만 "관심없다"며 모두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정수기 사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심사를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대기업의 인수전 참여를 어렵게 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인수대금 1조원 이상이면 글로벌 사업을 하지, 누가 골치 아프게 정부와 중소기업의 견제가 심한 내수사업에 뛰어들겠냐"고 말했다.


하이마트 예비 입찰에 뛰어든 롯데나 신세계에서도 이상 징후가 감지된다. 이들 회사 관계자들은 "구체적인 검토를 거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할 예정"이라면서도 "인수에 공식 참여한다고 말하기에는 애매한 상황"이라며 인수전에서 한 발 물러선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이들이 소극적으로 바뀐 것 역시 같은 이유다. 유통업계가 '유통산업발전법' 등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하이마트를 인수하면 지역상권의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현재 하이마트는 전국에 300여개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중이다. 만약 이들 점포에 '롯데'혹은 '신세계' 간판이 걸린다면 지역 상권의 반감이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건설업계의 최대 M&A로 평가받았던 close 증권정보 KOSDAQ 현재가 전일대비 0 등락률 0.00% 거래량 전일가 2026.05.15 15:30 기준 관련기사 코웨이, 1분기 영업이익 2509억원…전년比 19%↑ [주말엔게임]코웨이는 늘리고 하이브는 줄이고…넷마블의 투자법 넷마블, 코웨이 주식 1500억원 규모 추가 매수 도 지난 14일 외국계 1곳만 예비입찰제안서를 내 M&A 자체가 무산됐다.


◆알짜 매물 넘치는 해외 정조준


세계 금융위기 후 유럽 등지에서 알짜 기업이 속속 매물로 나오고 있다는 점도 국내 M&A시장을 급랭시킨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쌍용건설 인수 참여를 밝혔던 이랜드는 이를 포기한 대신 올해 이탈리아 명품패션 코치넬리를 인수한데 이어 미국 프로야구단 LA다저스 인수전에도 뛰어든 상태다. SK이노베이션도 현재 미국 등의 해외자원개발 업체 지분 인수를 검토 중이다. 이윤호 SK이노베이션 자원개발(E&P) 기획실장은 "작년 브라질 광구 매각 자금 1조5000억원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M&A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라며 "몇군데 인수 매물을 살펴보고 있는 단계이고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M&A 매물, 해외자본이 장악하나


문제는 국내 M&A 시장이 급랭한 상황에서 매물만 계속 나올 수 있다는 데 있다. M&A 업계는 최근 정치권의 대기업 규제 강도가 거세지면서 많은 계열사가 M&A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정부의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사업(MRO) 규제 움직임으로 지난해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이 각각 아이마켓코리아, 한화S&C의 MRO 사업을 매각했다. MRO 사업을 영위하는 다른 그룹들도 매각을 검토 중이다.

AD

상황이 이렇자 일부에선 국내 M&A시장이 해외 자본의 놀이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국내 매물에 관심을 갖기 어려운 상황에서 알짜 매물이 속속 나온다면 외국계가 이를 장악, 국내 경제의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는 다소 암울한 시각이다.


M&A 업계 한 전문가는 "국내 M&A는 정치적 이해에 따라 중복투자니, 특혜 논란이니 해서 시끄러운 경우가 많다"며 "이에 비해 해외기업쪽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알짜 매물이 많이 나온데다 해외시장 개척이라는 명분까지 받쳐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 우리 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사이 역으로 국내 M&A 매물들이 해외자본들에 의해 좌우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