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한국 가요를 기반으로 한 한류 열풍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는 지금이 바로 한국 문화로 이를 이어갈 때입니다."
김성곤(63ㆍ사진) 신임 한국문학번역원장의 말이다. 김 신임 원장은 7일 이 같이 전하며 "한국 가요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을 한국 문학과 한국 문화로까지 넓히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국문학번역원은 그동안 번역지원대상 도서를 선정해 지원금을 주고, 한국 도서를 출판하는 해외 출판사에 출판장려금을 주는 한편 국제도서전에 한국 작가를 파견하는 등 내용의 사업을 벌여왔다.
김 신임 원장은 이런 사업 가운데 특히 홍보 관련 부분을 더 크게 키울 생각이다. 그는 "해외에서 한국 책이 나와도 잘 안 알려지면 창고로 들어가기 마련"이라면서 "한국 문학을 홍보하는 방안의 하나로 현지 언론이나 학술지, 문학잡지 같은 데 광고와 서평을 올리는 내용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김 신임 원장은 또 전공분야인 영문학을 살려 영국과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영어권 나라들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그는 "영국이나 미국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에 있는 영어권 나라들을 중심으로 전보다 더 활발하게 한국 문화 홍보 사업을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도 김 신임 원장이 염두에 두고 있는 사업 중 하나다. 세계 각 대학에서 한국 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그들이 수업을 하는 과정에서 한국 문학을 교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는 아울러 양질의 번역가를 양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번역아카데미 학위 과정도 운영할 방침이다.
김 신임 원장은 이어 "한국문학번역원이 단순히 한국 문학의 번역을 지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한국 문화 전반을 알리는 창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현재 유일한 걸림돌이 예산 문제인데 사업을 확장해나가면서 예산 지원 규모도 함께 늘려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신임 원장은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84년부터 서울대 교수로 일해 왔으며, 황동규 시인 등의 작품을 번역해 미국에서 출간하는 등 한국 문학의 세계화에도 노력했다. 그는 국제비교한국학회 회장, 문학사상사 주간, 서울대 언어교육원장, 한국현대영미소설학회장 등을 지내기도 했다.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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