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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차면 호텔 숙박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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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전 20만원에 예약했던 객실, 10만원 더 내라고?
-항공료처럼 점유율 따라 차이..공시가격 있으나마나
-법인·개인별 산정법 다른 곳도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중국인 신궈(가명·38)씨는 지난해 10월 가족과 함께 서울 시내 한 호텔을 예약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6개월 전 문의했던 호텔 객실비가 터무니없이 올랐기 때문이다. 호텔 측은 “공식가격이 오른 것이 아니라, 객실 점유율이 90% 이상에 이르러 가격 조정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텔의 고무줄 숙박비용이 도마에 올랐다. 같은 날, 같은 객실이라도 호텔 전체의 객실 점유율에 따라 1박 이용 요금이 10만원 이상 차이가 나고 있기 때문이다. 객실 점유율이 낮을 때 15만원이던 방이 30만원으로 올라가 이를 모르고 예약한 국내외 이용자들은 “바가지를 썼다”는 생각을 지우지 못하고, 이 같은 현실은 한국의 이미지를 훼손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내 특급 호텔들은 공식 객실요금을 정해놓고도 객실점유율에 따라 가격을 제멋대로 매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2인이 머무르는 호텔 객실인 수페리어룸의 경우 공식 가격이 25만원이라고 하더라도 호텔 전체의 객실이 50% 찼을 때와 90% 찼을 때 비용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말 그대로 '그때그때 달라'지는 것.

서울 강남의 특1급인 S호텔의 경우 호텔 예약시에 객실비의 5~10% 예치금을 내도록 하고, 실제 비용은 사용 당일 지불하도록 하고 있다. 이 호텔에 6개월 전에 20만원으로 약정했다고 해도 객실비는 30만원으로 껑충 뛸 수 있다.
호텔업계는 이에 대해 “항공료와 비슷한 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다른 D호텔 관계자는 “비행기도 빈 좌석으로 운행하느니 반값에 태우지 않느냐”고 묻고, “호텔 객실요금은 점유율 상황에 따라 적용되는 금액 코드가 A·B·C 등으로 여러 개 나뉘어 있어 정가가 있다고 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찍 예약할수록 아직 방이 다 차지 않을 때라 요금이 저렴하지만, 방이 차면 일부 호텔처럼 예치금을 걸어놓더라도 중간에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R호텔은 법인, 여행사, 여행 패키지, 개인고객별로 가격 산정을 달리하고 있다. 이 호텔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에 적용하는 요금과 국내 고객에게 적용하는 요금이 따로 있다”면서 “공식가격표가 있지만 손님들 눈에 잘 안 띄는 곳에 걸어놓고 있어 정확한 객실 요금을 소비자들이 알기는 사실 어렵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어떻게 요금이 산정되는지는 호텔 사람들도 잘 모른다. 협상도 가능하기 때문에 정말 다양하게 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 상한선만 정해놓고 이 범위안에서 유동적으로 책정하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라는 게 호텔 업계의 전언이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호텔들이 가격을 책정하는 데서는 다른 국가들보다 더 유동적인 것 같다”면서 “이 때문에 외국인들은 한국 호텔비가 오른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고, 결국 이는 한국 전체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호텔스닷컴이 조사한 세계 호텔 가격지수에 따르면 서울 5성급 특급 호텔의 1박 객실비는 32만원으로 런던·홍콩·싱가포르·발리에 이어 전세계 상위 5위를 차지했다. 또한 세계 주요 도시에서 15만원으로 1박 숙박이 가능한 호텔은 평균 4성급이지만 서울에서는 3성급에 그쳤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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