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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피해·가해학생 격리시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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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초등학교 5학년때 왕따를 당했다. 그 때 아이들이 놀이터로 끌고가서 집단으로 폭행했다. 여학생들이 선생님을 부르러 갔지만 오지 않아서 결국 지나가던 아저씨가 구해줬다. 선생님이나 학교가 내 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걸 신고해봤자 누가 내 말을 들어줄 수 있을까 싶었다."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A군의 말이다. 이 일이 있은 이후 A군은 5학년때 학교를 옮겼다. A군을 폭행했던 학생들은 큰 처벌없이 다니던 학교를 계속 다닌 상태였다. 당시의 경험을 떠올리며 힘겹게 말을 잇던 A군은 "다시 왕따를 당할 걱정 없이 솔직하게 그 때의 상황을 학교에 말할 수 없었다"며 "학교에서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을 격리시켜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1일 오전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교과부 대회의실에서 학교폭력 피해·가해 학생들과 학부모, 상담교사들과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 장관은 "학교폭력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데, 입시·사교육 위주 교육을 해소하기 위해 신경은 썼지만 정작 인성교육을 많이 실행하지 못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는 특히 학교폭력을 직접 경험한 피해학생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현재 고등학교 3학년 재학 중인 B군의 경우 "학교폭력을 당하고 학교폭력자치위원회에도 참석해봤지만 가해학생들에 대해서 학교가 솜방망이 처벌만 내렸다"며 "이에 대한 특별교육이나 구체적인 처벌 계획없이 의미없는 징계만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또 "사물함에 넣어둔 교과서, 캠코더 등이 몽땅 없어진 적도 있는데 학교 내에 폐쇄회로(CC) TV 등을 설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학교 3학년 C군은 "학교 안에서 폭력을 당하면 선생님에게 알리면 되지만, 학교밖 사람이 없는 곳으로 데리고 가서 괴롭히면 대응할 방법이 없다"고 호소했다. 고등학교 2학년 D양은 "학생들이 처음에는 상담선생님을 찾아가는 것을 부담스러워했지만 지금은 꽤 많이 찾아가서 고민 등을 털어 놓는다"며 "상담선생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교폭력 피해학생을 둔 한 학부모는 "학부모들이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고 '우리 아이만 피해 가면 된다'는 식으로 생각한다"며 "학부모 예방교육을 강화해야 하며, 교육을 받은 학부모들이 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또 고등학교 학생부장을 맡고 있는 한 교사는 "한 학교에서 폭력이 발생하면 이게 차후 학교평가의 수단이 되거나 교장·교감의 승진 기준이 된다는 인식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앞으로 학교 폭력을 점검할 때 교과부의 눈높이가 아니라 학생의 눈높이에서 접근하고 인성교육의 경우 매주 점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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