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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체류 140만명시대(2)..외국인은 모르는 '글로벌 중개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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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정업소 유명무실.. 보증금 1억이상 매물 위주

서울시사이트 내 글로벌중개업소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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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 "외국인 직장인인가요? 그렇다면 1억원 이상의 보증금이 있는 아파트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탈리아인 안드레아(24)씨가 '글로벌 중개업소'로 지정된 사무소에 집을 찾아달라고 요청하자 되돌아온 답이다. 현금 1억원을 맡긴 후 월세를 내야 물건을 소개해준다는 말에 깜짝 놀란 안드레아씨는 바로 생각을 접었다. 적어도 생면부지의 땅에 선 외국인에게 이렇게 많은 돈이 필요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서울 물가가 비싸다는 말을 실감한 대목이었다.
'글로벌 중개업소'는 서울시가 지난 2008년 외국인에게 도움을 주겠다며 만든 중개업소다. 영어, 일어 등 외국어에 능통하고 경험이 풍부한 곳을 선정해 운영해왔다. 외국인들이 주택 임대차 등 부동산 거래를 할 때 믿고 찾아갈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그런데 정작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유명무실한 것은 물론 지나치게 비싼 물건 위주로만 내보여 실망하는 사례가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외국인들이 존재 자체를 모른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11월 두 달간 서울에 머물렀던 스위스인 니콜라(23)씨는 "글로벌 중개업소를 처음 들어본다"고 했다. 독일인 크리스(25)씨도 "전혀 몰랐다"고 전했다. 이어 "많은 학생들이 집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지난해 자신이 직접 외국인들을 위한 부동산 정보 공유 사이트를 개설했다"며 "이때 홈페이지를 만들면서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현재 글로벌 중개업소를 찾을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는 서울글로벌센터(http://global.seoul.go.kr)와 서울시 홈페이지(http://english.seoul.go.kr)다. 각각 149개와 158개의 글로벌 중개업소 목록이 나와 있다. 그러나 중개업소의 전화번호나 위치만 알 수 있을 뿐 자세한 정보는 알 수 없다. 게다가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글로벌 중개업소를 통한다 하더라도 가격이 너무 비싸다. 크리스씨는 "글로벌 중개업소는 유명한 외국법인 직장인만을 위한 거냐"고 되물었다. 1억원 이상의 보증금이 있어야 하는 아파트뿐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2년 동안 한국에서 지켜본 결과 대부분의 젊은 외국인들은 주로 고시원에 거주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글로벌 중개업소를 이용한 외국인은 268명에 불과하다.

2011년 12월 법무부에서 밝힌 한국 내 외국인 체류자는 140만여명이다. 이 중 유학, 교환학생, 어학연수 등으로 온 사람은 10만여명이다. 그 외에 단기 체류자도 많다. 이들은 부동산 시장의 또 다른 임차 수요자로 떠오르고 있지만 체계가 부족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글로벌 중개업소에 비싼 매물만 있는 것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부족한 홍보와 관련해서는 "공항, 글로벌센터,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토지정부시스템 등에 알리고 있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외국인이 알 수 있도록 다양한 홍보방법을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서울시는 글로벌 중개업소를 170개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2014년까지는 200개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대해 크리스씨는 "인지조차 못하는 업소 숫자만 늘리기보다 실제 외국인들이 믿고 찾을 수 있도록 운영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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