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거래량 5건ㆍ금액 2700만원 불과…예탁금 낮춰도 거래 여전히 저조
[아시아경제 정선은 기자]돼지고기 가격급등락에 따른 양돈농가의 피해를 막겠다며 도입한 돈육선물시장의 거래가뭄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한달에 100건에도 못미치는 거래 부진현상을 탈피할 마땅한 대책도 없어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구제역으로 지난해 초에 거래량이 다소 늘어나는가 싶더니 파동이 진정되며 지난해 8월과 9월에 거래량은 각각 86건, 68건으로 두 자릿수로 내려왔다. 이후 10∼12월에는 낙폭이 더욱 커져 거래량이 20∼30건으로 추락했다.
이처럼 돈육선물 거래가 저조한 수준이지만 뚜렷한 대책도 없다. 한국거래소는 3년 전 실물파생상품으로 돈육선물을 도입한 이래 상품 마케팅을 강화하며 시장활성화를 위한 조치를 실시해 왔다. 지난해 8월에는 거래를 막는 진입장벽을 허물기 위해 돈육선물의 예탁금을 15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낮추기도 했지만 크게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하지만 양돈업자들은 굳이 선물거래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양돈협회 관계자는 "선물이라는 게 헷징수단(위험손실을 막기 위한 대비책)인데 돈육 현물고시가격이 선물 기준가격보다 높은 가격괴리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500만원의 예탁금도 영세업자에게는 큰 돈"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돈육선물이 파생상품의 성격상 현물을 직접 인수도하는 결제가 아니라 만기에 발생한 손익의 차액만 현금으로 정산하는 탓에 투기적인 '머니게임'만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선물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소값 파동 대책으로 우육선물시장이 거론되고 있는데 농ㆍ축산물 가격은 정책적인 부분을 통해 조절되는 경우가 많아 돈육선물시장과 같이 유명무실해 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선은 기자 dmsdlu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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