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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해진 보이스피싱, 기업도 속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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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 경기도 부천 오정산업단지에서 전자부품 제조를 하는 A사 김 모 대표는 지난해 12월 반가운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 직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상대방은 A사가 유망 중소기업이어서 대출보증 지원한도를 3억원 늘려주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설을 앞두고 운영자금이 급했던 나머지 그가 시키는대로 보증수수료 300만원을 선지급했다. 신보 보증지원 파트의 직원 이름과 같아 의심을 하지 않았던 것. 하지만 약속된 대출보증은 이뤄지지 않았고, 신보와 은행에 확인한 결과 보이스피싱으로 밝혀졌다.
보이스피싱(전화 금융사기) 수법이 점입가경이다. 금융 신상정보 관리가 느슨한 개인을 넘어 기업체를 대상으로 돈을 뜯어내는 등 갈수록 수법이 대담 교묘해지고 있다.

11일 신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소기업에 전화를 걸어 보증지원을 약속하며 직원과 같은 이름의 개인계좌에 보증료를 송금해달라는 금융사기 7건이 잇따라 발생해 2000여 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신보가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사기에 연관된 계좌가 같은 만큼 동일범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은행에 지급정지를 신청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신보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보증의 경우 신용상담을 완료하고 보증 승인이 난 이후 관련 서류가 발급될 때 수수료를 요구한다"며 "이런 절차가 수반되지 않았음에도 수수료를 요구한다면 금융사기가 명백한 만큼 즉시 신보 고객센터나 경찰에 신고를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명절을 앞두고 직원 상여금 등 운영자금에 목마를 수 밖에 없는 중소기업 CEO들이 유사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많다는 지적이다.

수도권 모 중소업체 대표는 "은행 문턱을 넘기 어려운 중소업체들은 올해 금융당국이 발표할 중소기업 금융지원 활성화대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분위기를 틈타 보증기관을 사칭하는 금융범죄에 별 의심 없이 개인정보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유사 범죄 차단을 위한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측면에서 신보의 대처가 안이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유사 범죄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사건 인지 직후 공론화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보 관계자는 "사건 신고를 접수한 직후인 지난달 25일 은행에 해당 계좌 지급정지를 신청했다"며 "고객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보증지원을 미끼로 한 금융사기에 주의해 줄 것을 당부하는 공지문을 홈페이지 게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지난 9일까지 은행 대표전화를 사칭한 대출사기가 13차례 발생, 1000만원에 육박하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각 은행 인터넷 홈페이지 및 영업점에 유사피해 방지를 위한 대 고객 안내문을 게시토록 했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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