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내가 김정은을 처음 만났을 때, 김정은의 나이는 일곱이었습니다. 그런데 첫 만남에서 이 어린 대장은 마흔 살 먹은 나를 노려봤습니다. 이 때 느낀 강한 인상이 내게 김정은이야말로 언젠가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될 만한 인물이라는 생각을 심어준 것 같습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가 지난해 11월 펴낸 '북한의 후계자 왜 김정은인가'의 내용이다. 김정일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19일 이후 서점가에선 이 책을 비롯해 '북한' '김정은' 관련 책들이 일제히 매장 앞으로 나오는 분위기다.
기획전 주변에 선 사람들 사이로 '북한의 역사'와 '북한을 보는 새로운 프레임 플리바겐', '통일 이후의 한국 민주주의'라는 제목의 책들이 보였다. 이들 책 위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요동치는 한반도의 미래를 묻는다'라고 적힌 기획전 포스터가 서 있었다.
'후계자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관련 책 10여권을 손에 든 한 50대 남성은 "평소엔 북한에 이렇게까지 관심은 없었는데 김정일 사막 소식을 접하고 나니 북한과 김정은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좀 전에 여기 있는 책 여러 권을 가지고 갔었는데 혹시 더 사갈만한 책이 있는지 한 번 더 확인하러 왔다"고 말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21일 "아직 북한 관련 책들의 판매량 증가를 수치화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북한이나 김정은 등을 주제로 한 책들의 판매량과 주문량이 19일 오후부터 계속 늘고 있는 건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서점들 역시 오프라인 서점들과 마찬가지로 북한 관련 기획전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인터파크 도서는 '이슈 책갈피'에 '김정일 위원장 사망' 코너를 만들어 '북한의 후계자 왜 김정은인가?',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북한 현대사' 등 6권을 관련 추천 도서에 올려놨다.
예스24도 '김정일 사후 북한의 미래'라는 기획전을 열어 '김정일 그 후', '행복한 통일 이야기', '김정일과 김정은의 정체', '벼랑 끝에 선 북한' 등 58권을 모아두고 있다.
인터파크 도서 관계자는 "김정일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 북한 관련 책들을 모아 기획전을 마련했다"며 "김정일 자체에 대한 책 보다는 후계자인 김정은이나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한 책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밝혔다.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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