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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입지 약한 김정은, 북·미대화 '포스트 김정일'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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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김일성 사망-2011년 김정일 사망' 한반도 정세 닮은 꼴 다른 점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는 남한 정부의 대응과 북한 체제의 조기 안정화 여부에 달려있다. 그렇다면 향후 북한 체제는 어떻게 흘러갈까. 또 우리 정부의 대응은 어떻게 진행될까. 누구도 쉽게 예측하기 힘든 부분이지만 17년 전 김일성 주석의 사망을 전후로 한 국제정세를 분석해보면 이에 대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

[김정일 사망]입지 약한 김정은, 북·미대화 '포스트 김정일'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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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김정일 제네바협상 통해 식량 받아내
실제 지금의 남북한을 둘러싼 국제정세를 보면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1994년 상황과 상당히 유사하다. 94년 한반도는 북핵 사태로 인해 한국전쟁 이후 전쟁 문턱에 가장 가까웠다가 전환기를 맞는 시점이었다. 영변 원자로 폭격과 '서울 불바다' 발언으로 대립하던 북한과 미국이 대화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었다.

김정일이 사망한 현 시점도 올해 들어 이명박 정부가 '유연성 있는 대북정책'으로 선회하면서 동북아 정세는 해빙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시각이 많았다. 북한과 미국도 7월부터 뉴욕과 제네바, 베이징 등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고 비핵화와 평화협정 문제를 논의하면서 북미 대화와 6자 회담을 앞두고 있었다.

1994년과 2011년의 유사한 상황 때문에 북한의 새로운 지도부의 정책방향도 점쳐볼 수 있다. 내부 체제 안정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불필요한 긴장 관계를 조성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후계자로 지목된 김정은으로서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유훈 통치를 이어나가면서 식량난 등 북한 내 어려운 상황을 수습하는 것이 급선무다.
1994년과 2011년의 가장 큰 차이점은 김정일과 김정은의 입지 문제다. 김정일은 20여년 간 후계자 지위에서 권력을 다져왔다. 절대 통치자로서의 김정일은 핵 문제를 다루고 대외 지원을 이끌어내는 '결단'을 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후계 입지가 불안정한 젊은 지도자인 김정은이 김정일처럼 '결단'을 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을 일으킨다.

94년 7월 김일성이 사망한 후 김정일은 유훈통치를 통해 빠르게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지며 주변국과의 긴장을 조성하지 않았다. 8월부터 미국과 본격적인 핵 협상에 나섰다. 10월에는 영변의 경수로를 동결하는 대신 국제 사회로부터 수십만 톤의 중유와 식량을 얻어내는 북미 제네바 합의를 성사시키면서 내외 안정을 도모했다. 김정일의 확고한 지위가 강경파의 반발을 억제하면서 협상을 이끌 수 있었지만, 앞으로 김정은이 이런 상황을 주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 대응따라 남·북관계 주도권 놓칠수도

문제는 정부의 대응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향후 남북관계가 중대한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 김영삼 정부가 "북한의 붕괴가 임박했다"는 잘못된 정보와 가정하에 전군에 최고 경계태세를 하달하고 일절의 조문을 불허하는 등 강경책으로 일관해 북한의 반발을 샀다. 이 때문에 남북관계는 파탄에 빠졌고, 이것이 결국 부메랑이 돼 북한과의 대화에서 주도권을 미국에 뺏기는 결과를 초래했다. 남북대화의 주도권을 쥐고, 우리가 주도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선 이같은 전철을 밟아선 안된다.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영삼 정부가 공격적으로 대응해 북한을 극단으로 몰아넣었다"고 말하며 "이명박 정부가 우물쭈물 하는 사이에 북한에 대한 중국의 입김만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임 교수는 또 "현재 김정은은 후계자 교육 기간이 짧아 북한군의 절대적인 지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내 대남 온건파의 입지를 넓혀주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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