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지난 2008년 9월초부터 건강에 이상신호가 포착됐다. 같은 해 중순 군부대 시찰을 마지막으로 공개활동을 하지 않던 김 위원장은 9월9일 정권 수립 60주년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와병설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당시 미국 정보당국자가 "김 위원장에게 건강 이상이 있는 것 같다"며 "아마도 뇌졸중일 가능성이 있다"고 외신을 통해 소식을 전했고,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뇌졸중 전문의사 2∼3명이 북한에 들어갔다는 첩보가 있어 미 정보당국이 확인 중인 것으로 안다"는 정보당국자들의 전언이 뒤따랐다.

다음날 국가정보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뇌졸중 또는 뇌일혈로 보이지만 하나로 특정하기는 어려운 상태"라며 "외국 의료진에 수술을 받았고 언어에는 전혀 장애가 없으며 움직일 수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김 위원장은 은둔 80일만인 11월2일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군 '만경봉'팀과 '제비'팀간 축구경기를 관전하는 김 위원장의 모습이 보도됐지만, 왼팔과 왼손이 부자연스럽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후 김 위원장은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군부대 시찰, 각종 공연 관람, 각지의 공장 및 기업소 현지지도, 해외인사 접견 등 여러 행보에 나섰고, 11월 8회, 12월 13회의 공개활동을 소화하는 등 건재를 과시했다.


김 위원장은 2009년 1월초 삼남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정한다는 교시를 노동당 조직지도부를 통해 하달하자, 김 위원장의 건강이 다시 악화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다음달말 북한은 김 위원장이 회령대성담배공장에서 연기를 내뿜으며 담배를 피우는 사진을 포함해 132장의 함경북도 회령시 현지지도 사진을 내보냈다. 그의 건강이 괜찮다는 것을 강조하는 듯 했다.


그는 건강 이상설 이후 평소 즐겨 신던 '키높이 구두'를 벗었다. 대신 현지지도나 군부대 방문에서 바닥이 편평한 '컴퍼트' 신발이나 고무창을 붙인 운동화인 '스니커즈'를 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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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지난해 8월 중국 동북지역을 방문하는 동안 두 차례나 야간열차를 이용해 이동하며 건강이 완전히 회복된 듯 했다. 지난 5월말에는 중국을 방문해 창춘에서 양저우까지 약 30시간을 쉬지 않고 달리는 등 일주일 동안 6000여㎞를 기차로 이동했다.


올 8월 러시아 방문에서는 다시 배가 나왔고, 불편했던 왼손도 어느 정도 사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12월17일 중증급성 심근경색과 심장쇼크 합병증에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았다.


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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